문준용 “내게 알아서 기는 분들 없다…세상 그렇게 혼탁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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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2일 00시 18분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이자 미디어아트 작가인 문준용씨. 2020.10.22/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이자 미디어아트 작가인 문준용씨. 2020.10.22/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이자 미디어아트 작가인 문준용씨(39)는 “경험해보니 나한테 알아서 기는 분들이 없다. 세상이 그렇게 혼탁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씨는 1일 공개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예술분야 정부 지원금을 여러 차례 탄 것을 두고 ‘절차상 문제가 없을지라도 심사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이 ’알아서 기었다‘는 의구심이 들 수 있지 않나’라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그는 “세상에 무서운 분들이 정말 많다. 오히려 (나를) 더 미워하는 사람도 있다”며 “심사위원들 정치성향이 다 다른데 정치적 호불호가 개입되면 반대로 불이익이 있을수도 있지 않나. 미술계 심사위원들은 무시무시한 사람들이 정말 많다”고 했다.

문씨는 “지원금이란 용어가 문화계에서 상당히 광범위하게 쓰인다. 근데 예술가들은 이 단어가 사용되길 원치 않는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며 “이번 전시도 마찬가지다. 문예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금이 내 주머니로 들어온 게 아니다. 대부분 장비 대여 회사에 지급되고 같이 작업한 사람들에게 갔다”고도 말했다.

문씨는 지난달 20일부터 열흘간 경기도 파주 스튜디오 ‘끼’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그는 문예위 지원금을 받은 작품들을 이번에 전시했다.

앞서 문씨는 지난 6월 자신의 SNS를 통해 문예위 예술과기술융합지원사업에서 6900만원의 지원금에 선정됐다고 밝힌 바 있다.

문씨는 지난 9월 SNS를 통해 ‘제가 받는 지원금에 불쾌한 분들(을) 이해한다’고 한 말에 대해서는 “서로 생각이 다르단 걸 이해한다는 뜻”이라며 “내용을 잘 모르고 오해해서 불쾌하신 분들도 있고, 다 설명해드려도 불쾌한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은 ‘문준용은 아무것도 받으면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 눈높이가 있을 수 있는데, 어쩔 수 없다”며 “생각이 다른 거다. 난 ‘받아도 된다’고 생각하고”라고 덧붙였다.

‘2020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해 10월22일 오후 인천시 영종도 파라다이스 시티에서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 작가의 작품 Augmented shadow(증강 그림자)가 공개됐다. 2020.10.22/뉴스1 © News1
‘2020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해 10월22일 오후 인천시 영종도 파라다이스 시티에서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 작가의 작품 Augmented shadow(증강 그림자)가 공개됐다. 2020.10.22/뉴스1 © News1

그는 ‘특혜 논란 때문에 정부의 예술 지원 자체에 부정적 인식을 안겼다는 지적도 나온다’는 언급에는 “나 때문에, 대통령 아들 잡으려고, 예술 지원금(을) 중단하겠다면 할 말 없다”고 말했다.

문씨는 ‘SNS 사용에 신중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는 물음에는 “저 나름대로 신중하게 한다”며 “의도와 다르게 해석되는 일도 많아서 신경써서 하려고 한다. 근데 신중하면 아무것도 못 하는 게 또 SNS 아닌가. 신중하게 SNS 잘하는 매뉴얼이 있나. 즉각적이니 SNS 아닌가”라고 답했다.

그는 또 “공인이 아니라고 주장할 생각(은) 없다. 비자발적 공인(이) 된 것도 좋다”며 “다 받아들이겠는데 다만 공인을 대하는 태도가 문제인 듯 싶다. 그 부분을 말하고 싶은 거다. 제발 선을 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고도 했다.

문씨는 ‘선을 넘는다’는 것에 대해 “인신공격이나 내 작품 심사점수(를) 공개하는 일들, 그런 게 선을 넘는 일”이라며 “개인정보 아닌가. 점수가 다 공개된다는 걸 알면 좋은 심사위원들이 심사하려 할까. 모두에게도 안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씨는 ‘대통령의 아들’이 되면서 예술가로서 잃은 점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논란에 선 것”이라며 “가장 치명적인 건 실력과 작품 폄훼”라고 했다. 그는 ‘정치적 평가에 가려 미학적 평가를 제대로 못 받았다고 생각하나’라는 물음에 “그렇다”고도 답했다.

문씨는 ‘대통령의 아들’인 예술가로 5년을 산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난 내가 누구라고 밝히지 않으려 노력했다. 기본적으로 누군가 알아보는 사람(이) 있으면 창피해하는 성격”이라며 “누가 누구 아들이라고 이상한 짓(을) 했다간 바로 SNS에 공개되는 세상이다. 그걸 또 쉽게 용서하거나 넘어가는 세상도 아니다”고 했다.

이어 “옛날에 대통령 자식 중에 그런 걸 누렸던 사람이 있었는데 지금 세상은 완전히 바뀌었다”며 “요즘 사람들이 다들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보고 있지 않나. 무슨 무슨 회사 사장, 회장님들도 다 잡아가는데 대통령이라고 참고 넘어가겠나.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전시장 입구에 문 대통령 내외 화환이 보이는데 (부모님이) 전시를 다녀갔나’라는 물음에는 “두 분 다 오셨다”고 밝혔다.

이어 ‘감상평이 어땠나’라고 묻자 “‘아이고, 아들 고생했네’ 그러셨지. 재밌어하셨다”고 했다. 문씨는 ‘평소 부모님과 작품 이야기를 자주 주고받나’라는 질문에는 “자주 얘기(를) 안 나눈다. 특히 아버지랑은 얘기(를) 잘 안 한다. (다들) 그렇지 않나”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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