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차례 ‘난관’을 부각했던 북한이 12월에 들어서자마자 ‘경제 성과’를 부각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이를 직접 언급한 것이 눈에 띈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전날인 1일 열린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며 “국가경제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우리 당이 중시하는 농업부문과 건설부문에서 커다란 성과들이 이룩된 것을 비롯하여 정치, 경제, 문화, 국방부문 등 국가사업의 전반적인 분야에서 긍정적 변화들이 일어났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가 이룩한 성과들은 나라의 경제발전과 인민생활향상을 위한 토대를 구축하기 위하여 계획된 전반사업이 활기차게 전진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라며 지난 1월 당 대회에서 결정한 목표들이 ‘기백 있고 전투력 있게’ 추진됐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 같은 결과 올해가 ‘승리의 해’가 됐다는 것이 ‘당 중앙위원회적인 평가’라고 김 총비서가 언급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당 중앙위원회적인 평가’라는 것은 올해 북한이 사실상 경제부문에서 ‘성공’했다는 공식적인 평가를 내린 것으로 분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은 올해 당 대회에서 새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한 뒤 첫해 성과를 유난히 강조해왔다.
그러나 북한 매체들이 수시로 ‘시련과 난관’을 언급하고 김 총비서가 지난 6월 식량난 가능성까지 공개적으로 발언하면서 북한이 올해 목표로했던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신문의 보도에 나온 김 총비서의 발언을 종합하면 북한은 경제난에 대한 궁극적인 해소까지는 아니어도 내부적으로는 상당한 성과를 냈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당 대회 이후 ‘정비와 보강’을 올해 경제성과를 위한 전략으로 규정한 바 있다. 이에 맞게 북한은 올해 지역 균형 발전을 꾀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당 간부들의 업무 태도를 바로잡는 게 주력하는 등 그간 ‘부진했던’ 부분에 집중적으로 손을 대는 기조를 보였다.
각종 살림집 건설과 공장의 현대화 사업 등도 이 같은 기조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이 연말에 가까워지면서 연일 관련 성과를 부각한 것은 이 같은 ‘정부와 보강’ 전략이 목표로 했던 수준의 성과를 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때문에 올해 북한이 말하는 ‘성과’는 일단 5개년 계획 이행을 위한 기본 바탕을 준비하는 데 성과를 냈다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연말에 열릴 전원회의는 이 같은 성과를 더 구체적으로 과시하고 ‘정비와 보강’에 이은 새 전략을 발표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신문이 “다음해는 올해 못지 않게 대단히 방대한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라는 김 총비서의 발언을 전한 것 역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이라는 큰틀 속에서 새로운 전략이 전개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종전선언 논의에 맞춰 대외 행보를 준비하기 위해 올해 경제 성과를 ‘성공’으로 부각하는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하기도 한다.
한미의 집중 협의에 이어 중국까지 종전선언 협의에 사실상 참가하게 되면서 북한 역시 대외 행보를 위한 내부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취지에서다.
이 같은 맥락에서 북한이 다가올 전원회의에서 종전선언에 대한 심화된 입장을 발표하는 등,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선언이 나왔던 신년사에 버금가는 대대적 행보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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