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인 2일 오후까지 경항공모함(경항모)과 소상공인 손실보상 예산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막판 변수를 둘러싸고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민주당은 예산 수정안을 발의해 처리에 나섰다. 내년 예산안에는 그 동안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주장해 온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예산 증액도 담겼다. 국민의힘은 이날 표결에는 참여하되 반대 투표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 경항모·손실보상 예산에서 이견
여야는 전날에 이어 2일에도 여야 간 협상과 원내대표 회동을 이어갔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마지막 쟁점으로 떠오른 경항모 사업은 문재인 정부가 전작권 전환 등 자주국방을 내걸고 추진해왔지만 2년 연속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진통을 겪어왔다.
국민의힘은 경향모 도입까지 최소 10조 원 이상의 예산이 든다는 점을 들며 정권 말기에 시작하기엔 부담스러운 사업이라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경항모 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다음 정부가 판단하면 되는데 임기 4개월밖에 남지 않은 정권이 대못질하느냐”고 주장했다.
여야는 소상공인 손실보상 하한액 인상 규모를 놓고도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합의가 무산된 뒤 기자들과 만나 “최저(지원액)를 50만 원으로 올리겠다는 것이 (민주당) 입장인데 우리 당은 그 정도로 부족하다는 입장”이라며 “100만 원은 돼야 한다는 주장을 양보하기 어려워 최종 합의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윤 원내대표는 “(손실보상 하한을) 최저 100만 원까지 올려야 한다는 건 이 후보의 발언을 통해 우리 당의 입장을 통해 여러차례 주장해왔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기획재정부가 하한을 100만 원으로 올리면 소상공인 절반이 당초 예상과 다른 금액을 받게 돼 제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반대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가 주장해 온 지역화폐 예산은 전체 발행규모를 당초 6조 원에서 30조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중앙정부가 15조 원에 대한 발행비용을 지원하고 지자체에서는 지방재정으로 나머지 15조 원의 발행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여권 관계자는 “지역화폐 예산은 ‘이재명표’라는 인식이 있어 야당이 쉽게 협조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 가상자산 과세 유예·양도세 비과세 상향도 처리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예산안과 함께 83개 법안도 함께 처리했다. 국회는 가상자산 과세를 2023년으로 1년 유예하고,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공제 기준을 기존 시가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양도세 비과세 기준은 2008년 이후 9억 원으로 유지됐다가 13년 만에 상향 조정된다.
이어 국회는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현행 만 7세 미만에서 만 8세 미만으로 확대하고, 내년 1월부터 출생한 아이에게는 추가로 24개월간 매달 영아수당을 지급하는 아동수당법도 처리했다. 내년에는 0~1세 영아에게 월 30만 원씩 지급된다. 또 영아 수당과는 별도로 내년에 출생하는 아동에게는 출산지원금 200만 원도 지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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