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李에 선거운동 기획 전권 줬다”… 주말 하루종일 함께하며 원팀 강조
李 “면도한 코끼리, 與 찢으러 간다”… 尹-김종인 어제 30분간 따로 만나
양극화 해소 등 중도확장 공약 논의, ‘국민이 불러낸 대통령’ 슬로건 혼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갈등을 극적으로 봉합한 이준석 당 대표와 빨간색 ‘커플 후드티’를 함께 입고 어깨동무를 한 채 4일 부산 거리 유세에 등장해 2030세대 청년층 표심 공략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윤 후보는 5일에는 “부산에서부터 북상하겠다”고 선언하며 이후 전국 바닥을 훑는 유세도 본격화할 것을 예고했다.
특히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을 하루 앞둔 이날 총괄선대위원장을 수락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약 30분간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악화된 사회 양극화 해결, 글로벌 상황 변화에 따른 경제구조 전환 등 정책 구상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선대위 인선과 노선을 둘러싼 갈등으로 지지율이 하락한 윤 후보는 김 위원장과 이 대표를 업고 ‘2030, 중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지율 반등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 尹·李, 커플티 입고 젊은층과 셀카 유세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며 “과감하게 추진해야 할 때는 추진하지만, 기다려야 할 때는 기다리는 것도 저의 리더십”이라며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많은 진통이 있었고 당원과 국민께 불안과 걱정을 끼쳤다. 자만하지 않겠다. 더 낮은 자세로 선거운동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도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아무리 삐딱하게 보려 해도 국민은 어려운 정치적 조정을 해낸 윤 후보의 정치력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매머드(형 선대위)에서 업그레이드된, 면도가 잘된 코끼리 선대위가 이제 민주당을 찢으러 갈 것”이라고 했다.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이었던 선대위 갈등이 봉합됐음을 함께 강조하고 나선 것.
윤 후보는 ‘울산 합의’ 다음 날인 4일 부산에서 하루 종일 이 대표와 함께 일정을 소화했다.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선거운동 기획에 대해 우리 이 대표에게 전권을 드린다”고 했다. 특히 이 대표의 제안으로 맞춰 입은 빨간색 후드티에 대해 “이 대표가 이런 옷을 입고 뛰라면 뛰고 이런 복장을 하고 어디에 가라고 하면 갈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이날 오후 부산진구 서면 일대 거리 유세에서 함께 입은 빨간색 후드티 앞면엔 노란 글씨로 ‘사진 찍고 싶으면 말씀주세요’, 뒷면엔 ‘셀카모드가 편합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10∼30대 청년들이 모여들어 사진을 찍어 달라고 요청하면서 두 사람이 300m를 걷는 데 50여 분이 걸렸다.
선대위에서 상임선대위원장 겸 홍보미디어본부장을 맡은 이 대표는 부산 일정을 마친 뒤 페이스북에 “앞으로 후보가 가는 곳마다 붉은 색상의 옷에 노란 글씨로 자신만의 의상을 만들어 입고 오는 분들은 제가 현장에서 모시고 그 메시지의 의미를 널리 알리겠다”며 “세상에 대한 여러분의 분노, 기대, 다짐, 희망 등을 자유롭게 표현해서 입고 와 달라”고 했다.
○ “코로나 양극화 해결과 서민·약자 강조”
윤 후보는 이 대표를 통해 자신의 지지 취약층인 2030세대 표심을 공략하는 한편 사회 양극화 해소와 서민·약자·중소기업 등에 초점을 맞춘 김종인 위원장의 정책을 적극 수용해 중도층으로 확장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윤 후보는 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방문한 김 위원장과 만나 정책공약 개발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황폐를 겪고 있는 사회 계층의 어려움을 1차적으로 어떻게 조기에 수습할지가 다음 대통령이 가장 중요시할 과제”라며 “국제 정세를 봤을 때 우리 경제가 지금까지와 다른 전환을 이뤄가야 하기 때문에 공약을 어떻게 개발할지 얘기했다”고 했다.
한편 선대위 공보팀은 이날 공지에서 “대선 슬로건은 ‘국민이 불러낸 대통령’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하부 키워드는 될 수 있겠지만 일단 그건 (슬로건이) 아니다”라고 해 혼선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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