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연설에서 강조한 핵심 단어다. 윤 후보는 이날 선대위 출범식 연설에서 정권교체를 7번, 공정을 8번 언급하며 내년 3·9 대선까지 남은 93일 동안 자신이 나아갈 지향점을 뚜렷하게 제시했다. 윤 후보는 “만에 하나라도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계속 있을 두 번의 선거도 뼈아픈 패배를 당할 가능성이 크다”며 “(그렇게 되면)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은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대선 이후 치러지는 내년 6월 지방선거와 2024년 총선까지 언급하며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갖고 있는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이다.
● ‘AI 윤석열’ 등장해 “오직 국민에게 충성한 후보”
윤 후보는 이날 출범식에서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던 6월 29일 기자회견과 마찬가지로 문재인 정부를 ‘부패하고 무능한 정권’으로 규정하고 날을 세웠다. “지겹도록 역겨운 위선 정권”이라는 이례적인 강경 표현을 써가며 정권교체를 강조한 것. 윤 후보는 이날 “서민의 잠자리를 추운 거리로 내팽개치고, 부패 기득권의 사익을 챙기는 민주당 정부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라며 “다음 세대에 번영의 대한민국을 물려주기 위해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걸고 반드시 싸워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정권교체를 위한 방법론으로는 단합과 혁신을 내세웠다. 윤 후보는 “백 가지 중 아흔아홉 가지가 달라도 정권교체의 뜻 하나만 같다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며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힘을 모을 때 더 강해지고, 그래야만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5일 후보 선출 이후 선대위 구성을 둘러싸고 이준석 대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한 달 가까이 지지부진한 신경전을 벌이다 가까스로 갈등을 봉합했던 상황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어 윤 후보는 “과거에는 형식적으로 당 선대위를 운영하고 실제로는 소수로 구성된 외부의 캠프가 선거운동의 중심이었던 관행을 완전히 타파하고 당 선대위 중심으로 선거를 치를 것”이라며 “당의 혁신으로 중도와 합리적 진보로 지지 기반을 확장해 이들을 대선 승리의 핵심 주역으로 만들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중도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해 청년과 여성을 보강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이날 출범식에선 이준석 대표의 선거 전략 ‘비단주머니’ 중 하나였던 ‘인공지능(AI) 윤석열’이 화면으로 등장해 “정치권 최초로 만들어진 AI 윤석열은 선거 혁신의 시작”이라며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리더는 오직 국민에게 충성한 윤 후보”라고 말하며 눈길을 끌었다.
● 1호 공약은 ‘코로나19 경제 소생’
윤 후보는 이날 ‘윤석열표 공정’을 실현하기 위해 “무주택 가구, 비정규직, 빈곤층이 더욱 든든하게 보호받도록 사회안전망을 두툼하고 촘촘하게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그동안 강조했던 ‘약자와의 동행’을 전면에 내세운 것.
김 위원장도 이날 선대위 출범 전 CBS 라디오에서 윤 후보의 대선 1호 공약으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황폐해진 경제적 약자를 다시 일으킬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가 2년간 지속되면서 양극화가 더 심해져 이대로 방치하면 사회적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며 “다음 대통령이 처음부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도 이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1호 공약을 묻는 질문에 “코로나19에 의한 빈곤과의 전쟁이라는 기조가 바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지급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겨냥해 “민주당 정부는 코로나 중환자 병실을 늘리는 데 써야할 돈을 전 국민에게 무분별하게 뿌려댔다”며 “가장 낮은 곳부터 시작하는 윤석열표 공정으로 나라의 기본을 탄탄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출범식 이후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공정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과정에 많은 자기 헌신과 희생이 필요하다”며 “정치적 불이익도 감수하며 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