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7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외교적 보이콧을 공식 발표한 데 대해 “외교적 결정에 대한 입장을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공식 대응을 자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뉴시스와 통화에서 관련 ‘미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외교적 보이콧을 공식화 한 것에 대한 입장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앞서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각) 백악관 정례 브리핑을 통해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외교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을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외교적 보이콧이란 올림픽에 미국 선수단은 참가하지만 관리나 정치인으로 구성된 정부 차원의 대표단이 참석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신장(新疆) 위구르 인권 탄압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그동안 검토해왔던 동계올림픽 보이콧 카드를 공식화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캐나다-멕시코와의 3국 정상회담에 앞서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검토를 확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무대로 삼으려던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에도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한중 간 논의해 온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 추진의 외교적 무대가 사실상 무산됐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마지막 유엔총회 연설에서 3자 혹은 4자 종전선언을 제안한 것을 시작으로 한·미·일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 등 유관국 사이의 관련 논의가 속도를 내왔다. 특히 한미 간 종전선언에 대한 구체적 문안을 도출하는 수준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며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3일 중국 방문 기간 양제츠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과 정부의 종전선언 추진 구상을 설명했고,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는 원론적 차원의 지지 입장을 이끌어낸 바 있다. 한미 간 논의에서 벗어나 한중 간 공감대를 형성하며 본격 추진 여부에 관심이 모이던 터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종전선언은 (동계올림픽이 아니라도)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는 여건만 갖춰 진다면 성사될 수 있는 문제”라며 “미국의 불참이 종전선언 (추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4자 종전선언은 추진하되,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남북미중 정상이 모여 선언하는 형태는 아닐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대면 정상외교를 자제하는 상황에서 다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고위 관계자는 “종전선언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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