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7일 “주택 정책의 기본 방향은 공급을 충분히 늘리는 방향으로 전환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앤드스페이스에서 열린 ‘청약 사각지대 간담회’에서 “(공급을) 두려워 할 것 없이 어차피 도시는 계속 밀도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게 역사적인 경험”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2030 및 40대 청년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청약이) 로또 당첨되는 것과 다를 바가 뭔가”, “갭투자라도 안 하면 진짜 (집을) 못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참담함을 많이 느꼈다”, “(청약은) 중산층으로 오르기 위한 경매 티켓 같은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이 후보는 “청약 제도를 개편해 가입 기간이 적고 1인 가구, 또는 무주택 기간이 짧은 경우도 공평하게 분양받을 기회를 주자고 하면 오래된 기성세대 입장에서는 억울하지 않겠냐”며 “그것을 믿고 수십년 청약 적금에 가입해 그것만 기다리고 있는데 가족 수가 많으면 보호할 필요가 큰 것도 사실이다. 을끼리의 전쟁 상태로 만들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택 공급 확대를 해결책으로 제시, “층수(제한)나 용적률을 일부 완화해서 민간 공급을 늘리는 방식도 있고, 공공택지 공급을 지금보다 과감하게 늘리는 게 문제의 출발점이겠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대신 이 후보는 “청년끼리 경쟁, 남녀 나눠서 경쟁, 전쟁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공급 내용을 조금씩 바꾸자. 1인 가구용도 좀 많이 공급하고 반드시 가격을 전부 지급하고 땅과 건물을 사는 전통적 분양도 늘려가겠지만 그 전 단계로 공공영역에서 품질은 높되 저렴한 공공임대도 늘려야 한다”며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게, 저렴하게 살며 일정 기간 자산을 형성하며 시장에서 일정 주택을 살 수 있게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간담회에서는 정부의 대출규제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청약에 당첨돼 이달 입주를 앞두고 있다는 40대 김모씨는 “4년 전쯤 청약에 당첨돼 그때부터 준비했는데 대출이 다 막혔다”며 “뉴스에서는 실수요자에겐 (대출규제)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지만 지장이 사실 많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대출규제에 대해 “일률적인 금융 통제는 배려와 현장성이 부족했다”며 “저도 얘기하고 당도 얘기해서 이미 계약한 부분은 (규제) 예외라고 했는데 그걸 의무로 안 하고 개별 은행 입장에서는 안 빌려줘도 되는 것”이라고 참석자의 지적에 공감했다.
그러면서 그는 “코로나19가 작년을 지나며 전 세계은행이 전부 다 영업이익률이 20% 가까이 줄었는데 우리나라 은행만 영업이익이 17% 늘었다. 금융 공공성을 전혀 반영 안 한 것”이라며 “정책을 하면 사후 피드백을 해야 하는데 그냥 던져주고 말았던 거다”고 정부와 금융권을 우회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실을 모르는 건 잘못이 아니고 죄악이다. 타인의 일을 대신하는, 대중의 일을 대신하는 공직자의 무능과 무지는 죄악”이라며 “이런 일이 안 생기게 할 필요가 있다. 현실을 몰라서 그랬다는 건 죽을죄를 지었다는 거랑 같다”고 직격했다.
한편 이 후보는 주택 공급 시장에 대해 “실제 주택을 신규로 지어 공급하는 가격은 경기도를 보면 평당 1000만원 수준으로 수용했고, 건축비는 평당 400만~500만원을 안 넘으니 다 해도 30평형대면 3억원대 정도가 건설원가”라며 “그런데 이를 5억원에 분양하고 좋은 지역의 30평형은 10억원이 넘는다. 비정상적이다. 대장동 사건도 그 비슷한 과정의 일부”라고 진단했다.
이어 “집을 필요한 사람이 거주하기 위해 취득해야지, 남들에게 세주고 투기이익을 노리기 위해 집을 사 모으는 건 불이익을 줘야 한다”며 “건설원가도 공개해서 너무 과중하게 주택 분양 가격을 못 올리게 방지하고,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해서 너무 많은 (이익을) 못 남기게 해야 하고, 가능하면 공급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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