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곧 발표할 이재명 대선 후보의 부동산 공약 내용과 발표 시점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8일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선대위는 9일쯤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세제 정책과 공급 방식 등에 내부 이견이 있어, 발표를 추후로 미루고 논의를 이어가기로 선회했다.
정책팀은 중도층을 아우르면서도 진보적 색채를 잃지 않는 전방위적 대안을 내려고 고심 중이지만, 내부에서도 세부 부분에 대해 온도 차가 있어 최종 조율에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총론에서는 이 후보가 강조해오기도 했던 대규모 주택 공급과 장기임대주택, 용적률 및 층고 완화, 개발에 공공 참여 및 일부 이익 환수 등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각론에서는 조금씩 이견이 있다.
이견은 구체적으로는 Δ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Δ수도권 대규모 공급 부지 선정 Δ종부세 감세 조정 등으로 알려졌다.
중과세 유예론자들은 올해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가 최대 75%까지 올라감에 따라 매물 잠김 현상이 일어났고, 이에 중과를 유예해 시장 거래를 다시 활성화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양도세 중과세를 풀어줄 경우, 당 정체성 훼손과 내년 초부터 집값 하향으로 잠긴 매물이 나올 텐데 굳이 중과세까지 인하할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하고 있다.
경인선 지하화와 함께 김포공항 이전, 수원비행장·성남비행장, 용산, 태릉 부지 등 서울에서의 대규모 공급 부지를 발표하겠다는 계획도 최종 후보 선정을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가장 갑론을박이 나오는 부분은 김포공항으로 시민들이 애용하던 공항을 굳이 이전해 부지를 개발해야 하냐는 반론이 나오고 있다. 반대론자는 해외 수도의 경우에도 공항을 최소 1개 이상 갖고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종부세 조정에 대해서도 규제 합리화 필요성은 내부에서 의견이 어느 정도 일치되기는 하지만, 민주당이 야당의 부자 감세 주장을 줄기차게 비판해오던 터라 쉽사리 의견을 채택하기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민주당은 양도세 기준 조정에 대해 지난 7월에도 난상토론 끝에 가까스로 세금 부담을 일부 완화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역주행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편 선거가 90여일도 채 남지 않았고, 서울권 민심 이탈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받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확실한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라도 선대위는 부동산 공약발표에 최대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가장 약한 부분이지만 그만큼 오랫동안 연구해왔던 정책이기 때문에 골든크로스를 위한 가장 강력한 키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책본부 관계자는 “서울 민심이 부동산 때문에 많이 흔들렸고, (부동산 공약발표를 선거 흐름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세제와 금융, 공급 3가지를 다 같이 가는 정책을 신중하게 준비 중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보다 공공개발사업 등 행정 경험이 많아 우리 쪽 정책이 훨씬 촘촘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또 ‘내주 발표가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너무 오래 끌지는 않을 것”이라며 “치열하게 내부 논의를 하고 있으니 너무 늦지 않게는 발표할 것”이라고 이달 중순쯤 발표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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