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인 직업군인 아내가 한 달째 독수공방을 하고 있다며 남편을 퇴근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알고 보니 이 군인이 근무하는 부대는 청와대 외곽 경비를 맡는 ‘서울 속의 일반전초(GOP)부대’인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이었다.
자신을 1경비단에서 근무 중인 직업군인 남편을 둔 아내라고 소개한 A씨는 8일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려 남편을 집으로 보내 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남편이 있는 부대는 코로나로 퇴근이 통제된 지 한 달이 넘어가고 있다”며 “이전 부대는 2~3개월 동안 코로나로 퇴근을 못했고 새롭게 근무를 들어간 남편 부대는 한 달이 접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들 다 행복하다는 신혼생활에 저는 하염없이 남편을 기다리며 방에 혼자 외롭게 있다”며 “이제는 결혼했다는 것도 잊고 혼자 자취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울하고 괴롭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A씨는 “군인과의 결혼은 힘들다고 하지만 이건 아닌 거 같다”며 “제발 남편 좀 집으로 보내주세요. 하루하루 그리워하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호소에 육군 수도방위사령부가 해명을 내놨다.
수방사는 “해당 부대는 국가핵심경계지역인 특정경비지구를 경계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일일 서울지역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바이러스의 부대 유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에서 경계작전 임무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어 부득이하게 간부들의 휴가(출퇴근) 방식을 조정해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 방역과 기본생활 여건 보장을 병행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휴가(출퇴근)지침을 주간 단위에서 월 단위 휴가개념으로 조정했다”며 “복귀 전후 PCR 검사를 시행해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방사는 그러면서 “부대는 경계작전 수행 시 발생하는 제한사항에 대해 장병 및 가족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코로나19 변동 추이를 고려해 복무 여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휘관심을 제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1경비단 내 직업군인들, 즉 간부들은 그간 주 2회 퇴근해 귀가했지만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매달 1회(3박4일) 귀가하게 됐다. 1경비단 간부들은 휴가 복귀 전날 코로나 검사를 받은 뒤 5일간 부대 안에서 격리하다가 5일째 되는 날 다시 코로나 검사를 받고 음성이 나오면 임무에 투입돼왔다.
1경비단은 서울 서대문구에 본부를 두고 북악산, 인왕산, 서울시 도심 핵심부와 청와대 특별 경비지구를 지킨다. 1경비단은 남북 접경지역에 있는 일반전초(GOP)나 경계초소(GP)처럼 서울 도심 속 주둔지와 산 속 근무지에서 교대 근무한다. 1경비단 소속 장병들은 가족에게도 자신의 구체적인 근무지와 임무를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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