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피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손실보상 규모를 두고 여야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전날까지 추가 피해 지원 필요성에 대해 여야가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국민의힘이 “집권 후 추진하자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더불어민주당은 반발하고 나섰다.
100조 원 규모의 지원책을 먼저 제안한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9일 당 선대위 회의에서 “(지원책은) 윤석열 대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돼서 집권할 때 바로 코로나19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내년 5월 당선 이후를 전제로 한 정책 구상이기 때문에 당장 여당과 협상에 나서지 않는다는 의미다. 김 위원장은 이날 노태우 전 대통령 안장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여야가 따로따로 할 일을 이야기하는 건데 그걸 협상해서 결정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이재명 대선 후보는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까지 (소상공인 피해 지원) 발목을 잡다가 (돌연) 제안해놓고, 막상 여당이 받으니 당선되면 하겠다고 말을 바꿨다”며 “당선이 안 되면 안 하겠다고 (국민들을) 위협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또 “윤 후보는 김 위원장 뒤에 숨지 말고 당선조건부 손실보상 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당당히 입장을 밝히라”며 윤 후보를 겨냥했다.
여야는 100조 원 규모 소상공인 피해 지원 논의 대신 서로 다른 보완책을 내놓으며 경쟁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피해를 온전히 보상할 수 있는 ‘방역·민생 국가책임제’를 시행하겠다”며 “코로나19 피해 보상과 치료비 부담에 대한 인과관계를 국가가 입증하지 않는 한 국가가 주도해 책임을 지는 것도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원희룡 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기존에 약속드린 손실 보상 50조 원에 구애받지 않고 충분하고 확실하게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당초 손실 보상 공약을 50조 원으로 밝혔지만 김 위원장의 100조 원 지원 제안에 호응해 손실 보상 규모를 대폭 늘리겠다는 취지다. 그는 이아 “코로나19 피해 선보상제도를 도입해 기존의 손실에 더해 앞으로 발생할 손실까지 포함하는 과감한 보상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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