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2일 외연 확장 기구로 만든 새시대준비위원회 현판식에서 “국민의힘도 실사구시, 실용주의 정당으로 확 바뀌어야 한다”고 선언했다. 집권할 경우 정계 개편 가능성에 대해서도 “민주당도 변할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는 문제”라고 처음 언급하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대선 레이스에서 중도층·호남을 겨냥한 ‘중원 전쟁’을 본격화겠다는 신호탄이자 집권하면 민주당 내 일부 세력과 협력할 수 있다는 구상을 내놓은 것.
윤 후보는 전날 강원도 선대위 출범식에서는 정권교체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하며 “교체하지 않으면 국민들 정신 건강이 심각하게 망가질 것”이라고 하는 등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강경 메시지’를 쏟아냈다. 여야 대립구도를 선명히 구축해 선대위 인선 과정에서 불거진 홍역을 조기에 털어버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실사구시 실용주의 정당으로 확 바꾸자”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대하빌딩에서 열린 새시대준비위 현판식에 참석해 “우리 선대위는 보수도 아니고 진보도 아니다”라며 “선대위에서 담기가 아직 쉽지 않은 이런 분들로, 중도와 합리적 진보를 다 포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시대준비위가 ‘뉴프론티어’에서 국민의힘이 실사구시, 실용주의 정당으로 확 바뀌게끔 도와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윤 후보는 “대선에서 (우리가) 승리하면 민주당도 많이 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집권 뒤 정개개편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윤 후보는 “(정개개편은) 누가 강제로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면서도 “노동의 유연성처럼 국민들 희망과 수요에 정치권이 유연하게 변해야 하기 때문에 거기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은 “아무리 곰곰이 생각해봐도 정권교체가 시대정신인데, 정권교체를 실현해낼 사람은 오직 윤 후보뿐”이라며 “대선 승리를 위해 톡톡히 한 역할을 해내겠다”고 말했다. 새시대준비위는 6개 본부와 공보실, 상황실, 비서실 등의 조직을 갖추고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됐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직할 조직인 총괄상황본부도 13일 여의도 당사에서 출범한다. 임태희 본부장 아래 4개실 체제로 구축된 총괄상황본부는 일종의 ‘워룸’ 형태로 24시간 가동된다고 국민의힘이 밝혔다. 김종인 위원장의 제안으로 윤 후보가 직접 위원장을 맡은 ‘약자와의 동행위원회’도 이날 17명의 위원 선임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김종인 위원장,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김한길 위원장의 ‘3각 체제’로 대선레이스를 치른다는 윤 후보의 구상이 현실화됐다.
다만 3각 체제가 유기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지적이 당내에서 나온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새시대준비위 현판식에 참석하지 않았고, 김한길 위원장은 6일 선대위 출범식에 불참했다. 김한길 위원장은 “우리 위원회는 선대위 소속이 아니고, 내가 그 자리(출범식)에 가는 게 오히려 어색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 尹, 문 정부 겨냥 “이건 국가가 아니다”
11일 강원도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한 윤 후보는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정책과 검찰의 대장동 특혜 의혹 수사를 겨냥해 “도저히 더는 지켜볼 수 없다”며 “이건 국가가 아니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4000명이 사망했고 최근 두 달간 1000명이 사망했다. 50조 원 돈을 쓰고 병상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대장동 수사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 우리가 이걸(정권을) 교체하지 않으면 국민들 정신건강이 심각하게 망가질 거라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대선만 이겨선 안 되고 내년 지방선거 2024년 총선까지 다 이겨 기본이 안 된 정치세력은 대한민국에서 반드시 퇴출시키겠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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