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13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4회 글로벌인텔리전스서밋(GIS)에서 축사하고 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제공) 2021.12.13/뉴스1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북한이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당시 영변 (핵시설) 폐기의 반대급부로 요구했던 민생분야 제재 해제에 대해 미국이 어떤 식으로든 관심을 표명하면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화 재개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10일(현지 시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신규 대북제재를 단행한 가운데 우리 정보 수장이 오히려 미국에 제재 해제를 촉구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원장은 13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주최로 열린 ‘2021 글로벌 인텔리전스서밋’ 축사에서 “지금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4년 동안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중단 등 핵 모라토리엄을 실천해 왔는데 미국으로부터 받은 것이 무엇이냐’는 불만이 있을 것”이라며 생필품 수입 등에 대한 제재 해제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민생 분야 제재를 “정제유 수입·석탄 광물질 수출·생필품 수입 제재”라고 했다. 박 원장은 다만 북한을 겨냥해서도 “이제 열린 자세로 대화의 장에 나와 한미가 검토 중인 종전선언을 비롯해 상호 주요 관심사를 논의해야 한다”면서 “‘적대시 정책’과 ‘이중기준 철회’ 문제도 주요 관심사에 포함될 수 있다”고 했다.
박 원장은 박 원장은 앞서 8월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대상인 고급 양주와 양복 등의 수입 허용을 주장해 논란이 됐다.
박 원장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의 대북 제공도 제안했다. “미국이 더 담대하게 자국의 백신을 주겠다고 제안한다면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는 모멘텀이 조성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앞서 중국의 시노벡 백신 등에는 거부감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이 모더나나 화이자 백신을 북한에 제공해 대화 계기를 마련하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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