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추경 엇박자… 선대위 “尹·김종인, 같은 말 하는 것” 수습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13일 1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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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의 1차 회의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가운데), 이준석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1.12.7/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의 1차 회의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가운데), 이준석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1.12.7/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의 손실 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둘러싼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 간 이견이 계속되면서 국민의힘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윤 후보는 11일 “김 위원장과 엇박자가 아니다”라면서도 추경을 위한 여야 협상에 나설 뜻을 밝힌 반면 김 위원장은 1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야당과 협상하자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날 이준석 당 대표까지 뛰어들어 “추경과 관련해 김 위원장이 옳다”고 밝히면서 불협화음을 노출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당 선대위 회의에서 “우리가 얘기한 (손실 보상) 100조 원 (지원 방안)은 윤 후보가 집권했을 때 어떻게 할지를 제시한 것인데 (이 후보는) 그걸 편승해서 여당 후보와 협상하기 위한 형태로 착각하고 있다”며 “이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해서 추경을 정부와 상의해야지 야당에 이래저래 하라는 것은 오판이고 상식 밖의 일”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를 공개 비판한 것이지만 윤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윤 후보가 11일 “(추경 관련 여야 협상을) 야당이 반대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 것과 엇박자를 보인 것.

이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에 “추경은 김 위원장의 말이 옳다고 봐야될 것 같다”며 “(손실보상을 위한) 절차적인 부분에서 (윤 후보가) 김 위원장과 이견이 있다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윤 후보의 추경 발언이 원내 경험이 없어서 나온 말실수인가’라는 질문에 “말실수로 볼 수도 있지만 의지 표명이다”이라며 “추경은 문재인 정부의 확장재정 속에서 조심스럽게 추진돼야 한다는 게 우리 (당) 입장”이라고 했다.

당내 혼선이 계속되자 선대위가 수습에 나섰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와 김 위원장) 두 사람은 같은 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여당과 협의할 사항이 아니라고 했고 윤 후보는 ‘협의하면 하겠다’는 점이 다른 것”이라고 했다. 또 “김 위원장은 정부도 설득 못하는 여당이 무슨 염치로 야당한테 협의하자고 하는 것인지를 꼬집은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선 표심을 얻기 위해 빠른 지원을 내세우는 윤 후보와 ‘여당의 퍼주기 프레임에 말리지 않겠다’는 김 위원장 간 견해차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긴급재정명령권’을 활용하면 재정 투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추경을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형식적인 절차와 권한을 따지는 것은 한가로운 일”이라며 “윤 후보 측은 손실보상 ‘50조, 100조’를 먼저 꺼낸 만큼 추경안 정부 제출을 핑계로 협상을 피하지 말고 구체적인 재원 대책과 지원계획안을 들고 여야 협상에 응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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