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향해 계란을 던진 고등학생의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14일 열렸다.
사드 반대 단체인 사드철회 성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지난 13일 이 후보에게 계란을 던진 고등학생 A 군(18)의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이날 성주경찰서 앞에서 열었다.
이들은 “경찰은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청년을 유치장에 가두고 굳이 범법자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라면서 “(성주경찰서는) 지금 당장 A 군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라”고 요구했다.
A 군은 지난 13일 이재명 후보가 참외모종 심기 체험을 위해 성주의 한 참외농장을 방문했을 때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철회를 촉구하면서 이 후보를 향해 계란을 두 차례 던져 현장에서 체포됐다. 계란은 비닐하우스 및 인근 바닥에 떨어져 이 후보가 직접 맞지는 않았다.
이 후보 지지자인 유튜버 여러 명이 A 군에게 다가가 항의하며 욕설을 퍼부었다. 그러자 A 군은 자신을 ‘활동가’라고 밝히며 “당신들 민주당 정권이 한 걸 보라”고 받아쳤다. A 군은 경호팀에 붙잡힌 뒤에도 “민주당 정권이, 이재명 씨가 옛날에 사드 빼주신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사드 안 빼셨잖아요. 사드를 왜 안 빼주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 후보는 2017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드는 일방적으로 미국에 이익이 될 뿐 한국 안보에는 크게 도움이 안 되고 안보와 경제 측면에서 피해가 크다. 사드 관련 문재인 (당시) 대표님 입장이 당초 설치 반대에서 사실상 설치 수용으로 왜 바뀌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10일 이 후보는 “지금 상태에서 사드 배치를 반대 또는 철수를 원한다고 해서 우리 맘대로 철수할 수 없다. 그건 현실이다. 이미 배치된 사드에 대해서는 우리가 수용하고 그 위에서 가능한 대안을 찾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 측은 A 군에 대한 선처를 요청했지만, A 군이 최근 사드 반대 집회에서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훈방 처리는 되지 않았다.
현재 A 군은 성주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돼 있다. 이와 관련해 성주 대책위는 성주경찰서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A 군의 석방을 요구했다.
성주대책위는 회견문에서 “(A 군은) 5년 전 사드배치 발표로 분노한 성주군민을 설득하겠다고 국무총리와 국방장관이 왔을 때, 성주군청 마당에서 ‘여기가 대한미국입니까’라는 피켓을 들고 있던 그 또래 중학생 중 한명”이라며 “‘이미 배치된 사드는 용인할 수밖에 없다’는 이 후보의 발언은 성주의 청년들에게 분노와 배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이 사건과 관련해 이재명 후보 측은 이 청년의 행위에 대한 관대한 제스처를 취하는 정도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이 청년이 분노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에 대해 깊이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계란 투척 사건은 성주에서 자란 청년의 의분(義憤)에 대해 이재명 후보 측이 이해의 뜻을 전하는 것으로 충분히 마무리될 수 있는 일임에도, 경찰은 두 달 전 집회 해산 과정에서 일어난 우발적인 신체접촉 사건까지 엮어서, 이제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청년을 유치장에 가두고 굳이 범법자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며 “성주경찰서의 이번 조치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지금 당장 이 청년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낼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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