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신속 사과에도 커지는 ‘아들 리스크’…與 속앓이

  • 뉴시스
  • 입력 2021년 12월 17일 13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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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아들 리스크’가 17일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형국이다. 이 후보가 장남의 불법도박 의혹이 불거진 당일 관련 사실을 인정하고 신속 사과했지만 다른 의혹으로 불똥이 옮겨붙어서다.

이 후보의 아들이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에 마사지 업소 후기와 성매매를 암시하는 듯한 표현이 담긴 게시글을 남긴 게 논란이 되면서 파문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앞서 전날 이 후보의 장남이 미국에 서버를 둔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인 A사이트에 불법 도박 경험을 담은 글 200여개를 작성했으며 온라인 포커 머니 구매·판매 글을 100건 넘게 올린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전해졌다.

이에 이 후보는 물론 장남도 사과문을 내서 관련 사실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이며 신속 진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도박에 대한 사과와는 별개로 이 후보 장남이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인 A사이트에 마사지 업소 후기글을 올렸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오히려 논란은 커졌다.

이 후보 장남이 해당 게시글에서 언급한 곳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있는 마사지 업소로 추정되는데 성매매 업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그가 게시글을 올린 지난해 3월16일이 자신의 할머니인 이 후보 모친 발인 다음날로 추정돼 논란을 키웠다.

그러자 민주당은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해당 글을 올린 것은 맞지만 성매매는 없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전날 민주당 선대위 권혁기 공보부단장은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에서 이 후보 아들에게 확인했다”며 “글을 올린 것은 인정하나 성매매한 것은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해당 마사지 업소를 간 게 사실이냐는 질문에는 “(본인이) 성매매 사실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갔는데 (성매매는) 안 한 것인지 아예 안 간 것인지는 확인이 안 됐다”고 했다.

하지만 이 후보 장남으로 추측되는 인물이 A사이트에 쓴 다른 게시글에 성매수를 암시하는 듯한 표현을 썼다는 주장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퍼지면서 파문은 계속 커지고 있다.

이 후보 장남은 도박 보도가 나온 뒤 A사이트에서 자신이 쓴 게시글을 모두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인터넷 아카이브에는 이 후보 장남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아이디로 작성한 게시글의 웹페이지가 일부 박제돼 있다.

‘이기고싶다’라는 아이디로 작성된 해당 게시글은 ‘유흥 다녀왔다’는 제목으로 “술 X먹고 위닝한 돈으로 6바이인어치 유흥하고 왔다. 친구도 사줬다. 니들도 위닝해서 여자 사XX라”고 적혀 있다. 포커로 딴 돈으로 성매수를 했다는 의미로 추정할 수 있는 글이다.

또 이 후보 장남이 마사지 업소 후기 글을 올린 날과 같은 날에는 약 1시간30분 정도 앞선 시점에 “여하튼 운발로 먹은 것은 안마 받으러 간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파장이 커지자 민주당과 이 후보는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당사자가 의혹을 부인하는 상황에서 기술적으로 이를 해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까닭이다.

가뜩이나 이 후보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게 2030세대와 여성 지지율인데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아들 관련 의혹이 불거진 것 만으로도 상당한 악재가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도 확인해봤는데 성매매 사실은 없었다고 한다”며 “나도 알 수 없는 일이긴 한데 본인이 맹세코 아니라고 하니 부모된 입장에서는 믿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러고 심경을 전했다.

선대위 관계자도 “왜 그런 글을 올렸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본인 해명을 믿는 것 밖에 별 수가 있겠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일단 장남의 해명을 옹호하면서 이 후보의 빠른 사과에 의미를 부여하고 나섰다.

선대위 온라인소통단장인 김남국 의원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게시판에 게시글 남겼던 글들이 여러 개인데 이 모든 것들이 어디서 부터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그건 확인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성매매는 사실무근이라고 보고 있다. 그 부분은 본인이 아니라고 얘기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너무 억측하거나 그렇게 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오영훈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이 후보가 아들 문제에 대해 진정성 있게 사과를 해 윤석열 후보의 가족 문제와는 좀 다른 접근을 보여줬다”며 “진정성 있게 말씀을 드리면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대위 총괄특보단장인 안민석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링컨은 정치인의 가장 큰 용기는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다, 사과하는 용기다. 그 다음에 다산 정약용 선생은 아무리 선한 일이라도 백성들이 싫어하는 일은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며 “요즘 보면 이 후보가 상당히 빠르게 진화하면서 링컨과 다산 정약용의 이 얘기들을 잘 실천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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