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생 ‘페미니스트’ 정치인인 신지예(31) 한국여성네트워크 대표가 2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직속기구인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전격 합류했다.
신 수석부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새시대준비위원회의 일원이 되어 윤석열 후보와 함께 그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길에 서기로 했다”며 “정권교체와 공정한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신 수석부위원장은 2030세대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페미니스트 정치인이다. 2004년 한국청소년모임 대표로 정치 활동을 시작해 2016년 총선과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 녹색당 후보로 출마했다. 2020년 총선에는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그는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도 무소속으로 출마, 거대 양당이 여성 권리를 외면한다며 쓴소리를 내기도 했다. 특히 신 수석 부위원장은 지난 9일 유튜브를 통해 “최근 정치적 백래시의 시작은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부터 시작한다”고 비판하는 등 젠더 문제에 있어 이준석 대표와 날카롭게 부딪쳐 왔다.
‘제3지대’에 머물던 신 수석부위원장이 돌연 윤석열 후보의 손을 잡은 것은 이례적이다. 윤 후보와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은 그를 영입하기 위해 삼고초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김 위원장은 수차례 그를 만나 ‘진정한 페미니즘’에 대한 생각과 여성정책의 필요성을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시대준비위 관계자는 “위원회 출범 직후부터 신지예 수석부위원장을 영입하기 위해 수차례 접촉해 설득하는 과정이 있었다”며 “김한길 위원장과 새시대준비위 멤버가 신 수석부위원장을 만나 진정한 페미니즘에 대한 생각을 같이했고, 여성 정책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약속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신 수석부위원장도 여성 권리 신장을 위해서는 ‘정권교체’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공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새시대준비위의 첫 번째 목표는 정권교체”라며 “현 정권과 민주당은 부동산 정책으로 우리 청년들의 미래를 빼앗고, 조국의 ‘아빠찬스’ 사태로 우리 청년들이 최소한 살 수 있는 권리를 강탈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원순, 안희정, 오거돈에 이르는 성착취로 또 여성 청년들의 삶을 짓밟았다. 내로남불의 행렬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정권교체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 수석부위원장은 “두 번째 목표는 정권교체 너머에 있는 세상”이라며 “승자독식이 아닌 공생의 정치가 이루어지는 세상”이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윤석열 후보도 신 수석부위원장의 생각에 적극 공감하며 “함께 새시대를 열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서 열린 인재영입 환영식에서 “신씨도 과거 상당히 진보 진영에서 활동해 오셨지만 대화를 해보면 국민의힘에 계신 분들과 큰 차이가 없다”며 “국민의힘 안에서 오히려 더 많은 생각의 차이가 있는 분들이 있다”고 했다.
이어 신 수석부위원장을 향해 “정말 어려운 결정을 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윤 후보는 김한길 위원장에 대해서도 “좋은 인재를 발굴해서 모셔오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많이 놀라고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윤 후보는 이날 환영식에서 직접 신 수석부위원장에게 빨간색 목도리를 둘러 매줬고, 김 위원장은 꽃다발을 건넸다.
다만 신 수석부위원장은 그동안 이준석 대표와 젠더 문제에서 거칠게 대립해 온 만큼 당내에선 그의 합류를 놓고 긴장감이 감돌기도 한다. 그가 후보 직속인 새시대준비위 차원에서 급진적인 여성 정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자칫 원희룡 본부장이 맡고 있는 선대위 정책총괄본부 등 선대위와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주말에 김한길 위원장이 (영입을) 문의해 ‘의사를 존중하겠다’(는 말을 전했다)”며 “신 수석부위원장이 우리 당에 참여해서 후보의 당선을 위해 일조하겠다면 그 선의는 의심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다만 이수정 교수와 마찬가지로 당의 기본적인 방침에 위배되는 발언을 할 시에는 제지할 수 밖에 없고, 교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당의 방침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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