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논란 대응 문제로 언쟁… 趙 “난 후보 지시만 듣는다”, 李 격앙
책상 치고 회의장 나가, 趙 “이유 막론 잘못… 李대표께 사과”
尹 “이런것이 민주주의 아니겠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을 맡고 있는 조수진 최고위원이 20일 비공개 회의에서 정면으로 충돌했다. 회의장을 박차고 나간 이 대표는 조 최고위원을 향해 공개적으로 공보단장 사퇴를 요구했다.
복수의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열린 선대위 비공개 회의에서 이 대표는 조 최고위원에게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이 언론을 통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나를 공격하는 식이니 공보단장이면 이를 정리하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이에 대해 조 최고위원이 “내가 왜 대표 지시를 들어야 하느냐. 난 (윤석열) 후보 지시만 듣는다”고 응수했다. 두 사람은 고성을 주고받았고 회의장 밖으로 고성이 새 나왔다. 결국 감정이 격앙된 이 대표는 책상을 치고 회의장을 나갔다.
이후 이날 오후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도대체 조수진 공보단장은 왜 공보 업무에 집중 못 하고 이준석 정신건강을 걱정하는 가로세로연구소 링크를 복수의 언론인들에게 전송하고 계십니까”라며 “그냥 알아서 거취 표명하라”면서 공보단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조 최고위원은 이날 밤 페이스북을 통해 “여유가 없어 벌어진 일이지만, 이유를 막론하고 잘못된 것”이라며 “이 대표님에게 사과드린다”고 했다.
앞서 이날 오전 두 사람의 언쟁은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 의혹에 대한 대응 문제가 발단이 됐다. 조 최고위원이 이 대표를 향해 “(윤 후보가) 부인 문제로 사과했는데도 당에서 도와주지 않는다”고 했고, 이에 이 대표가 김 씨 의혹 대응에 대한 자신과 김 위원장의 책임론을 제기한 언론 보도부터 대응하라는 취지로 받아치면서 두 사람의 충돌로 이어졌던 것.
10월에도 이 대표와 조 최고위원은 곽상도 전 의원의 제명 문제를 놓고 충돌한 바 있다. 당시 제명을 추진하는 이 대표를 향해 조 최고위원은 “전두환 신군부도 이렇게 안 한다”고 했고 이 대표는 “훈계하지 말라”고 응수했다.
당 안팎에서는 누적된 불만이 표출됐다는 분석도 있다. 야권 관계자는 “선대위 일부 인사들이 후보 메시지 등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면서 일부 의원들은 ‘패싱당하고 있다’는 불만이 있는 상황”이라며 “반면 선대위 주요 인사들은 ‘의원들이 너무 손을 놓고 있다’는 기색이 역력하다”고 전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이 대표와 조 최고위원이 충돌한 것과 관련해 “어떻게 군사작전 하듯이 그렇게 일사불란하게 하겠나. 그게 바로 민주주의 아니겠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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