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조수진 수석최고위원의 ‘정면 충돌’이 심상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당내에서는 두 사람 모두, 또는 한 사람을 향한 비판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대선을 80여일 앞두고 윤석열 후보의 아내 리스크에 집안 싸움까지 터지면서 조속히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이준석·조수진 갈등 사태’에 대해 “당 선대위가 후보를 위한 선대위인지, 자기 정치를 위한 선대위인지 기가 찰 따름”이라며 “하이에나 운운하더니 오합지졸이 따로 없다”고 공개 비판했다.
장 의원은 “티끌만한 억울함도 감내하지 못하겠다는 당 대표의 옹졸한 자기 정치가 선대위를 얼마나 이기적으로 만들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이 대표를 직격했다.
조수진 최고위원을 향해서도 “공보단장이라는 분은 어디서 함부로 후보 뜻을 팔고 다니냐”며 “당 대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려면 분명한 명분이 있어야지 당장 사과할 일을 왜 하나. 적어도 앞에서 한 판 붙었으면 뒤에서 영상 돌리는 짓거리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윤 후보는 어제도 외로이 최전방 장병들과 장한 소방대원들을 찾아 격려하고 공공산후조리원을 방문했다”며 “안타깝다. 중앙선대위가 몸을 던지고 자기를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태경 의원은 조 의원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하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준석 대표 없는 대선은 지는 게임”이라며 조 의원을 향해 거취를 조속히 결단하라고 압박했다.
홍준표 의원도 조 의원을 비판했다. 홍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공룡선대위를 해체하고 슬림 선대위로 전환해 후보 중심으로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허구한 날 자리싸움이나 하고 당대표 말도 안 듣겠다면서 면전에서 무시하는 이런 선대위가 과연 이번 대선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적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4시 기자회견을 연다. 조 의원을 향한 일종의 ‘데드라인’ 제시로 보인다. 이 때까지 거취를 결단하지 않으면 본인이 중대 결심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 측근 등에 따르면 이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직을 던질 가능성이 있다. 이 대표는 당 대표로서 당연직으로 중앙선대위에서 상임선대위원장을 맡는다. 이 대표는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을 겸임하는데 앞서 본부장직에 더 충실하겠단 뜻을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조 의원의 ‘사과’를 거부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전날 조 의원이 “이 대표에게 사과합니다”라는 글을 링크하고는 “아침에 일어나서 사과같지도 않은 사과를 해놓은 거 보니 기가 찬다”고 했다.
전날 저녁 이 대표는 조 의원이 자신을 비방하는 유튜브 영상을 공유했다는 SNS 메시지를 캡처한 사진을 공개하며 거취 표명을 요구했다. 조 의원은 이에 대해 “유튜브 링크를 받고 내용도 확인하지 않은 채 계속 통화를 요청하는 출입기자 세 분에게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이 대표는 이에 “여유가 없어 당 대표 비방하는 카톡을 언론에 돌린 건 이재명 후보가 누구 돕다가 음주운전 했고 누구 변호하다가 검사 사칭했다는 얘기랑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이어 “전화하는 기자에게 가세연(가로세로연구소) 링크를 ‘보지도 않고’ 던지나”라고 반문하며 “도대체 우리 공보는 가세연 영상을 왜 보고 있으며 공보의 역할이 기자에게 가세연 링크 던져서 설명하는 방식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후보자 배우자 문제도 이런 수준으로 언론 대응하시겠나”라며 “더 크게 문제 삼기 전에 깔끔하게 거취 표명하시라”고 재차 강조했다.
전날 오전 오전 이 대표와 조 최고위원은 비공개 선대위 회의에서 고성을 주고받으며 설전을 벌였다.
이 대표가 공보단장인 조 의원에게 김건희씨와 선대위 등에 대한 언론보도에 기민한 대응을 요구하자, 조 의원이 “윤 후보의 지시만 듣겠다”는 취지로 답하면서다. 이에 이 대표는 강하게 책상을 내리치며 회의장을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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