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을 맡고 있는 조수진 최고위원과 충돌을 빚은 지 하루 만에 선대위 내에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대표가 맡았던 공동상임선대위원장,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은 공석이 될 전망이다. 윤석열 후보, 이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3자가 선대위 출범에 극적 합의한 ‘울산 회동’ 18일 만에 파행이다.
이 대표는 21일 당대표 선대위 관련 입장문을 내고 “선대위 내에서의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라며 “그리고 선거를 위해 홍보 미디어 총괄본부에서 준비했던 것들은 승계해서 진행해도 좋고 기획을 모두 폐기해도 좋다. 어떤 것도 미련이 없다”고 강하게 말했다.
이 대표는 “선대위 구성원이 상임선대위원장의 지시를 따를 필요가 없다고 한다면 이것은 선대위 존재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기에 더해 이를 바로잡는 적극적인 행위가 없고 오히려 여유가 없어서 당대표를 조롱하는 유튜브 방송 링크를 취재하는 언론인들에게 보냈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울산에서의 회동이 누군가에게는 그래도 대의명분을 생각해서 할 역할을 해야겠다는 책임감을 안겨줬다면, 일군의 무리에게는 한번 얼렁뚱땅 마무리했으니 앞으로는 자신들이 마음대로 하고 다녀도 부담을 느껴서 지적하지 못할 것이라는 잘못된 자신감을 심어준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그리고 이때다 싶어 솟아 나와 양비론으로 한마디 던지는 윤핵관을 보면 어쩌면 이런 모습이 선거기간 내내 반복될 것이라는 비통한 생각이 들었다”고 선대위 내 직책을 내려놓는 이유에 대해 밝혔다.
다만 “당대표로서 해야 할 당무는 성실하게 하겠다”라며 “물론 울산에서의 합의대로 당 관련 사무에 있어서 후보가 요청하는 사안이 있다면 협조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이 대표와 조 최고위원은 전날 오전 열린 중앙선대위 비공개회의에서 언성을 높이며 갈등을 빚었다.
당시 이 대표는 조 최고위원에게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이 언론을 통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나를 공격하는 식이니 공보단장이면 이를 정리하라”는 취지의 말을 했고, 조 최고위원은 “내가 왜 대표 지시를 들어야 하느냐. 난 (윤석열) 후보 지시만 듣는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두 사람은 고성을 주고 받았고, 결국 감정이 격화된 이 대표는 책상을 치고 회의장을 나갔다.
조 최고위원은 회의 후 “오늘 일어난 일은 모든 게 제 탓”이라며 사과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다음 날 “오늘 아침 조롱 조로 사과 같지도 않은 사과 한 줄 들어 있는 변명을 올린 걸 보고 아무 의미 없는 자리는 던지려고 했다”며 상임선대위원장 사퇴를 암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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