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2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내년 초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요구에 대해 “현재로서는 추경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이 실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 뉴스쇼’ 전화 인터뷰에서 ‘이 후보 요청의 추경 편성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은 어떤가’라는 사회자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러면서 “금년 예산 지출에 가용한 시기는 며칠 없고, 내년 예산을 집행하지 않았으며, 가장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현실적으로 찾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의 손실보상 패러다임을 ‘先 지원, 後 정산’ 방식의 전환을 전제로 100조원 규모의 추가 편성을 요구한 이 후보의 제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 실장은 “코로나 같은 위기에 직면했을 때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된다는 것이 문재인 정부 철학에 가깝다”면서도 “다만 지난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볼 수 있듯이 재정보수주의 관점에서 재정 지출을 늘리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의견도 강하게 제기됐던 기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로서도 재정 건전성을 또 지켜야 하고 그러한 한계 속에서 지출을 해야 되는 어떤 일정한 제약이 있다”면서 “그래서 신속 지원이라는 우선 고려 상황까지 감안을 해야 되는 정부의 입장도 함께 보셨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된다”고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7일 4조300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지원 ‘3대 패키지’를 마련했다. 매출이 감소한 320만명 소상공인 대상으로 매출 규모, 방역 조치 수준과 무관하게 100만원의 방역지원금을 신규로 지급하고 방역물품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대 10만원의 현물지원도 병행한다.
영업시간 제한 업종 80여만 곳에서 인원·시설이용 제한업종 12만곳을 신규로 포함해 손실보상금을 지원하고 분기별 하한 지급액도 1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이 실장은 업소당 100만원 규모의 소상공인 정부 지원이 부족하다는 이 후보의 비판에 대해선 “여야의 대선 후보들이 더 충분하게 소상공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기를 하는 것은 한편으로 이해가 된다”면서도 “하지만 정부로서는 말보다 행동을 해야 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이어 “21년이 보름 정도 남아 있었고, 또 내년 예산은 집행을 하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가장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는 방안과 가용 재원을 최대한 동원해야 된다는 2가지 원칙을 가지고 이번에 소상공인 지원 패키지를 마련했다는 점 역시 이해를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실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이 후보가 제안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방안을 당론으로 처리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재확인 했다.
이 실장은 “이 후보나 여당에서도 부동산과 관련해서 최우선 과제는 시장 하향 안정화를 이루는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 정부와 생각이 다르지 않다”면서도 “지금은 시장이 변화하고 있는 민감하고 결정적인 국면이기 때문에 정책의 어떤 일관성도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점에 대해서도 당과 여당 후보가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며 “어제 김부겸 총리께서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하신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매물 잠김 현상 해소 차원에서 양도세 중과 유예가 필요하다는 이 후보의 논리에 관해 이 실장은 “그러한 측면을 보면 충분히 그런 말씀 하실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 정책을 선택할 때 갖게 되는 다른 어떤 부정적인 영향들을 종합적으로 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시장을 보는 관점은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다는 전제로 말씀을 드린다. 분명한 것은 부동산 시장은 더 이상 추가적인 에너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점”이라며 “그래서 상승에서 하락 쪽으로 변곡점이 왔고 언제, 얼마나 꺾이느냐가 남아 있는 이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향 안정화 전망 근거에 대해 이 실장은 “금리 부문, 가계부채 부문, 너무 높아진 가격 자체가 매수 위험을 높이고 있다는 점, 신도시 사전청약 등의 예정된 공급량이 다음 기간 중에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점, 보유 부담이 크게 늘어난 점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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