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한국여성기자협회 창립 60주년 행사에 참석해 “공교롭게도 저의 당내 여성 언론인 출신 정치인과 갈등이 있어서 이 자리에 오는 게 참 특별하다”며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여기자협회 행사에서 “다 아시는 것처럼 저는 마음이 아프다”며 이같이 말했다. 동아일보에서 논설위원을 지낸 언론인 출신 조수진 최고위원을 시사하면서다. 조 최고위원과 선대위 지휘체계 문제로 갈등을 빚던 이 대표는 21일 선대위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놨다.
이 대표는 또 다른 여성 언론인 출신 의원인 김은혜 선대위 대변인을 향해서는 존경의 의사를 담아 메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여성 언론인 출신으로 당당하게 활동해오는 의원 보면서 그 분들의 현장에서의 경험이 여러 사안 앞에서 당당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 되는 것 많이 목격했다”며 “삼풍백화점 무너졌을 때 거기 들어가서 설계도를 빼올 정도의 용기면 아마 정치적으로 두려워할만한 것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MBC 기자 시절 붕괴된 삼풍백화점의 설계도를 입수해 보도한 바 있다.
이 대표는 “그런 용기를 존중한다”며 “함께 일하며 참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조 최고위원과 김 대변인의 실명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 대표는 한국여성기자협회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오길 바란다고도 밝혔다.
그는 “여성 기자들의 모임이라는 게 별도로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여성 기자들의 언론 취재 환경이 아직 완전치 않다는 걸 의미한다”며 “제발 이 수명이 다하고 이 협회가 사라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는 불합리한 취재 관행, 불필요한 요소를 걷어내 취재 환경과 언론 환경을 개선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웃으며 “제가 사전 통보 없이 잠적해서 여성 기자분들이 가정과 이준석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 본인 집이 아니라 제 집 앞에 있어야 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도록 하겠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당 대표 패싱’ 논란이 일던 지난 달 29일부터 약 나흘 동안 잠행하며 전국을 돌았다. 이 당시 취재진은 이 대표의 집, 당협사무실 등에서 밤새 그를 기다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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