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들짝’ 놀란 무기… 미래전 판도 바꿀 극초음속 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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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23일 0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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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기술진흥연구소 제공
국방기술진흥연구소 제공
미국·중국·러시아 등 주요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최근 치열한 개발경쟁을 벌이고 있는 무기체계는 바로 ‘극초음속 무기’다.

극초음속 무기는 그 종류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Δ마하5(음속의 5배·시속 약 6120㎞) 이상 속도로 대기권을 날 수 있는 데다 Δ수십~수백m 수준의 초저고도 비행과 정밀타격이 가능하다.

즉, 탄도미사일 요격에 특화돼 있는 각국의 기존 미사일방어체계는 극초음속 무기 앞에서 그야말로 ‘무용지물’이 돼버리고 만다는 게 각국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게다가 극초음속 무기 개발은 추진·발사체계뿐만 아니라 방어·대응체계 개발로 이어지고, 극초음속 기술 자체는 민간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등 연관효과가 커 각국 방위산업체들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국방기술진흥연구소(국기연)는 지난 20일 발간한 ‘2021 세계 방산시장 연감’에서 ‘극초음속 기술’을 Δ인공지능(AI) Δ지향성 에너지 무기(DEW) 등과 함게 미래전장을 변화시킬 4차 산업혁명 핵심 미래기술 8개 분야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극초음속 무기’는 크게 극초음속 활공체(HGV) 탑재형 미사일과 극초음속 순항미사일(HCM) 등 2가지로 나뉜다. 이 가운데 HCM은 순항미사일에 스크램제트 엔진을 탑재한 것으로서 발사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초저고도로 초음속 비행을 할 수 있다.

또 HGV 탑재 미사일은 탄도미사일의 로켓엔진 추진체에 글라이더처럼 비행하는 활공형 탄두(활공체·HGV)를 얹은 것으로서 발사 후 목표 고도까진 추진체의 힘으로 상승했다가 활공체가 분리돼 표적까지 활공하며 날아가는 방식이다.

HGV는 활공 과정에서 지구 중력과 공기 흐름 등의 영향으로 가속도가 붙어 마하5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고 비행경로나 고도를 바꾸는 것 또한 가능하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 9월 말 시험발사한 ‘화성-8형’ 미사일을 바로 이 같은 HGV 탑재 미사일의 초기 개발형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까지 HGV형 극초음속 무기를 전력화하는 데 성공한 나라는 러시아(2019년·아방가르드)와 중국(2020년·둥펑(DF)-17)뿐이다. ‘아방가르드’는 최대 속도 마하20(시속 약 2만4480㎞)에 최대 사거리 6000㎞, ‘둥펑-17’은 최대 속도 마하10(시속 약 1만2240㎞)에 최대 사거리 2500㎞로 알려져 있으며, 둘 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

미국은 2022~23년 전력화를 목표로 AGM-183A ‘애로’(ARRW)와 ‘장거리 극초음속 무기’(LRHW) 등 2종류의 HGV 탑재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 중이지만, 아직 완성에 이르진 못했다. 이에 미 정부는 오는 2024년까지 극초음속 무기체계 개빌에 연평균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 이상을 투입한단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또 호주는 미국과 함께 비행 중인 전투기에서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을 진행 중이다.

HCM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 나라 역시 러시아다. 러시아는 2018년 HCM ‘킨잘’ 개발을 마친 데 이어, 현재 다른 HCM ‘지르콘’ 개발을 진행 중이다. 중국과 인도도 각각 2025년 완료를 목표로 HCM ‘싱쿵-2’와 ‘브라모스-2’ 개발에 나선 상태다.

이외에도 유럽에선 프랑스와 독일이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시동을 걸었고, 또 유럽연합(EU) 차원에선 극초음속 무기까지 포함하는 미사일 위협 탐지·요격 프로그램 ‘트위스터’(TWISTER)가 추진되고 있다. 일본 역시 뒤늦게나마 스크램제트 엔진 등 HCM용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전문가들이 핵탄두 탑재 극초음속 무기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보다 위협적인 ‘게임체인저’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달리 목표 지점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ICBM의 경우 일단 발사가 탐지되면 인공위성과 육해상의 각종 레이더 장비를 통해 궤적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정 오차범위 내에서 공격 목표도 계산해낼 수 있다.

그러나 극초음속 무기는 비행 특성상 기존 육해상 레이더로는 탐지 자체가 쉽지 않고, 탐지하더라도 비행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 앞으로 극초음속 무기를 실전배치한 국가들 간의 우발적 충돌 위험이 현재의 핵무기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단 얘기다.

핵탄두를 싣지 않은 극초음속 무기 역시 위협적이긴 마찬가지다. 일각에선 재래식 탄두를 실은 극초음속 무기의 경우 전쟁 초기 적 수뇌부나 주요 시설을 일거에 무력화하는 이른바 ‘참수작전’에 사용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은 지구 저궤도(고도 150~200㎞)를 도는 위성체에서 HGV형 미사일을 쏘는 이른바 ‘극초음속 궤도 무기’ 개발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져 그 전력화에 성공할 경우 “전쟁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중국 당국은 ‘둥펑-17’의 사거리를 줄이고 재래식 탄두만 탑재하는 방식으로 그 용도를 사실상 ‘방어용’으로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극초음속 궤도 무기’ 등 다른 형태의 극초음속 무기체계 개발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단 관측이 제기된다.

HGV형 극초음속 미사일은 ‘신무기’답게 아직 그 개발을 제한할 국제조약이 마련돼 있지 않다. HGV에 핵탄두를 싣더라도 기존 군비통제 조약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이에 중국과 러시아는 자국이 개발한 극초음속 무기의 수출 또한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기연은 “HGV형 미사일의 배치부터 핵탄두 탑재까지 아우르는 국제규범과 협약이 마련되기까진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국방과학연구소(ADD)를 통해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필요한 30개 기술 과제를 선정, 순차적으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우리 군도 극초음속 미사일의 2030년대 전력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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