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23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국가 비전과 통합위원회 공동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이 후보는 낙선 인사 등을 위해 잠행하던 이 전 대표를 선대위 출범 51일만에 수면 위로 끌어내면서 자중지란에 빠진 국민의힘 대비 우위를 도모할 수 있게 됐다. 호남 출신으로 진중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이 전 대표의 합류로 약점인 호남과 중도층 유권자 공략에도 한층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1시간20분 가량 오찬을 겸한 양자회동을 한 뒤 합의사항을 공동 발표했다.
이 후보는 “존경하는 이 전 대표님께서 지금까지도 민주당 승리를 위해 많은 역할을 해주셨다”며 “이제는 본격적으로 필요한 조직에 직접 참여하시고 민주당 4기 민주정부를 위해 최선을 다 하실 것으로 생각되고 제가 부족한 점이 많은데 우리 대표님께서 많이 도와주실 걸로 생각이 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에 승리를 위해 이재명 후보와 제가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며 “그리고 국가 비전과 통합위원회를 만들어서 이 후보와 제가 공동위원장으로서 운영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제가 활동해가는 과정에서 때로는 후보와 당과 결이 다른 얘기를 할 수 있다”며 “그에 대해 후보께서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당이라고 하는게 다양한 많은 분 들의 의견이 조정되고 통합되는 과정을 말하는 것”이라며 “대표님이 가지신 특별한 경험과 경륜, 우리 사회의 나아갈 바에 대한 새로운 비전들을 충분히 말씀하시고 그게 시너지 낼 수 있도록 저희가 최선 다하겠다. 대표님 감사하다”고 했다.
이번 회동은 이 후보가 코로나19 확산세 심화 국면과 관련해 이 전 대표에게 역할을 요청하기 위해 만남을 청했고, 이 전 대표가 흔쾌히 수락하면서 회동이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이 전 대표 보다 8분 가량 먼저 식당에 도착하고 내실 밖으로 나와 영접하는 등 성의를 표시했다.
이 후보는 “제가 이미 여기 자리를 잡았습니다”고 인사를 건넸고 이 전 대표는 “그럽시다. 앉읍시다. 고생 많으시죠”라고 화답했다. 이 후보는 “대표님이 배려해주신 덕에 열심히 하고 있다”고 공을 돌렸고 이 전 대표는 “잘 보고 있어요”라고 했다.
이 후보는 “네. 제가 여러 가지로 부족한 게 많아서 대표님께서 잘 보살펴주시면 좋겠다. 지금까지도 잘 보살펴주셨는데요. 여튼 넘어야 할 산이 많아서 대표님이 많이 좀 업어주십시오”라고 웃으며 부탁했다. 이 전 대표도 “네, 좀 이따 넉넉히 얘기합시다”라고 함께 웃으며 답했다.
이 후보는 ‘다음 일정은 어찌 (되느냐)’는 이 전 대표의 질문에 “아니 시간은 많이 있습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 양자 회동은 민주당 대선 경선이 끝난지 14일만인 10월24일 서울 종로구 한 찻집에서 만나 정권재창출을 위한 ‘원팀’을 약속한 이후 두 번째다. 이후 선대위 상임고문으로 합류했지만 이 후보의 선거운동을 직접 지원하지 않아 원팀 이상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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