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밝힌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양도세) 중과 유예에 대해 다시 한번 거부 입장을 밝혔다. 부동산 문제 관련해선 임기 말까지 현 정부 기조를 크게 흔들지 않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부동산 세금 등 관련해 ‘기조 유지’를 천명한 청와대와 일부 차별화를 꾀하는 이 후보 간 입장차가 분명한 만큼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부동산 이슈가 대선을 앞두고 언제든 양측의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는 뇌관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적어도 이 정부 임기 안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부동산 세금 정책을 논의할 ‘워킹그룹’까지 구성해 계속 이를 논의하겠다고 했지만 청와대는 이와 상관없이 양도세 중과 문제에 있어선 양보할 뜻이 없다고 거듭 못 박은 것. 전날 이호승 대통령정책실장도 CBS 라디오에서 “지금은 시장이 변화하고 있는 민감하고 결정적인 국면”이라면서 “정책의 일관성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청와대는 양도세 이슈를 넘어 부동산 문제 전반과 관련해 큰 틀에서 현 정책을 바꿀 생각이 없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다른 관계자는 “이제 부동산 가격이 안정화되는 등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라면서 “임기 말에 시장 안정과 정책 일관성을 저해할 수 있는 갑작스런 정책 변화는 가급적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임기 내내 상승 일변도였던 부동산 가격의 오름세가 최근 주춤하는 만큼 굳이 시장에 불안감을 줄 수 있는 정책 변화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문재인 대통령도 20일 ‘확대 국민경제 자문회의’에서 “정부는 최대 민생 과제인 부동산 안정을 위해 전력을 다해 부동산 가격의 하향 안정세를 확고한 추세로 정착시키고 주택 공급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는 부동산 문제로 이 후보와 갈등이 깊어지는 것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관계자는 “‘갈등’이란 키워드는 언론의 표현”이라며 “선거를 하는 후보와 살림을 꾸리는 청와대간 일부 이견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청와대는 당과 계속 소통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조율해 나가면서 정책이 더욱 단단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