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3일 오후 전남 광양시 여수광양항만공사를 방문해 컨테이너부두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대선 후보의 최측근인 장제원 의원을 이른바 선대위 난맥상을 일으킨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으로 공개 지목한 데 대해 윤 후보가 23일 장 의원은 윤핵관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후보와 가깝다고 자기가 맡지 않은 분야에 대해 딴생각하거나 오버하지 말라”며 윤 후보 측근들을 향해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이 대표가 전날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윤핵관을 거론하며 김 위원장을 제외한 선대위 주요 인사들의 사퇴와 선대위 6개 본부 체제 해체를 주장한 데 대해 국민의힘은 23일 하루 종일 들끓었다. 윤 후보 측은 “(윤 후보와 이 대표의 갈등이 극적으로 봉합됐던) 울산 회동 같은 것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 김종인, 尹 측근 겨냥 “오버 말라” 경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무실로 들어가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11.23/뉴스1 ⓒ News1 윤 후보는 이날 전남 여수광양항만공사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장 의원은 사실상 (당 경선) 국민캠프에서부터 상황실장을 그만두고 선대위에 아예 출근도 하지 않고 있다”며 “주변에 같이 일할 수 있는 사람도 없는 입장인데 무슨 윤핵관이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의원에게 윤핵관인지 여러분이 한번 물어보라”며 웃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문제가 되는 게 경선 과정에서 후보와 가까웠다고 하는 사람들이 조금 오버하는 측면이 있어 불협화음이 생겨나고 있다”며 “앞으로는 시정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선대위 회의에서도 “선대위 내 기능을 초과해 임무 이외에 다른 기능을 하려 하면 그 자체가 문제가 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많은 주의를 경주해 주길 당부한다”고 했다. 윤핵관으로 지칭되는 윤 후보 측근들의 독단적인 행동이 선대위 난맥상의 원인이라는 데서는 이 대표와 같은 입장을 보인 것.
이 대표는 이날도 KBS 라디오에서 장 의원을 윤핵관으로 거론하며 “선대위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장 의원이 나도 모르는 얘기를 내놓기 시작한다. 장 의원이 굉장히 정보력이 좋거나, 아니면 ‘핵심 관계자’임을 선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을 “블랙 요원” “정치 장교”로 비유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조수진 의원 문제와 관련해) 윤 후보도 상황을 알았을 텐데 정리를 안 했다. 거꾸로 (나보고) 나가라는 얘기니 나가야지”라며 윤 후보도 겨냥했다.
선대위에선 이 대표에 대한 비판도 터져 나왔다. 김재원 당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대통령 후보자의 당선을 위해서 모인 선대위가 아니고 낙선을 위해 모인 선대위인가 싶을 정도”라며 “(이 대표는) 스스로 자꾸 돌아갈 다리를 소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의 특별보좌역인 조해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역할 조정은 필요하지만 ‘당신네들 때문이야. 그 사람들만 빼면 문제가 해결될 거야’ 식의 접근 방식은 정말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선대위 공보특보인 김용남 전 의원은 “이 대표가 당에 없던 자리를 신설해 가까운 사람을 앉혀 월급을 지급하고 있다. 누가 봐도 이핵관(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이라고 주장했고, 이 대표는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 이준석 “金에 전권 없어 선대위 해체 못해”
이 대표는 이날 ‘윤 후보가 김 위원장에게 전권을 실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선대위가 해체하지 못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윤 후보가 김 위원장에게 전권을 준다는 보도를 안 믿었다. 김 위원장도 안 믿기 때문에 해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그것은 이 대표의 의견”이라며 “내가 총괄위원장으로서 새로운 그립을 잡아야 한다는 의미일지 몰라도 (선대위 6개 본부 해체가) 현실적으로 실효를 볼 수 있는 조치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윤 후보의 최측근인 권성동 당 사무총장은 선대위 회의에서 “실상을 정확히 밝혀야 한다. (선대위를 6개) 총괄본부체제로 병렬적으로 만들었고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선대위가 굉장히 슬림하다”며 이 대표 주장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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