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 선거를 75일 앞둔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이 전격 결정되면서 박 전 대통령 사면이 이번 대선의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사면 이후 정치적인 메시지를 내놓지 않는다고 해도 박 전 대통령의 사면 자체가 보수층의 표심, 국민의힘의 내부 권력투쟁 향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돼 이번 사면은 박 전 대통령 본인의 의도와는 별개로 대선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선 후보는 이날 뉴스1과 전화통화에서 “침묵할 가능성이 높다. 정권교체를 위한 입장을 밝히거나 두루뭉술하게 어느 후보를 지지할 수도 있지만, 침묵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조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서는 박 전 대통령의 침묵이 가장 힘들 것”이라고 했다.
최근 중도·보수층의 이탈로 인해 윤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 추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은 윤 후보에게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윤 후보는 2013년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댓글 수사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해 정권의 눈밖에 난 뒤 지방으로 좌천됐고,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맡은 박영수 특검팀에 수사팀장으로 합류해 박 전 대통령 측과 대립각을 세웠던 인물이다.
박 전 대통령의 사면 직후 야권에서는 ‘탄핵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는데,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이 윤 후보를 겨냥한 탄핵 책임론과 함께 야권 내부의 권력투쟁을 촉발한다면 야권은 극심한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조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침묵을 지킬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박 전 대통령이 침묵하지 않는다면 야권의 혼란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작년 4·15 총선 때도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힘을 합쳐 달라”는 옥중 메시지를 내놓았는데, 이번 대선을 앞두고도 메시지를 내놓을 수도 있다.
만약 박 전 대통령이 작년 총선과 비슷한 내용의 ‘정권교체’ 메시지를 내놓는다면 윤 후보는 ‘탄핵의 강’을 건너 보수 세력을 결집할 기회를 맞게 된다.
반대로 박 전 대통령이 친박 등 보수 세력을 규합하기 위한 메시지를 내놓는다면 국민의힘 내부에서 ‘탄핵 책임론’이 불거지는 것은 물론 윤 후보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보수층이 분열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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