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전격 사면되면서 대선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이 정치권을 향한 목소리를 낼지 주목된다.
5년 가까이 수감생활을 했지만, ‘팬덤’이 공고한 데다 국민의힘 안팎의 ‘친박’(친박근혜)계도 언제든 세력을 재정비할 수 있어 박 전 대통령이 의도한다면 이번 대선에서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여야 모두 박 전 대통령이 내놓을 메시지에 주목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출소 직후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박 전 대통령은 어깨 질환, 허리 디스크 등 지병에 시달리는 데다 최근에는 음식물을 제대로 씹지 못할 정도로 치아 상태가 좋지 않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출소 이후에는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선 후보는 24일 뉴스1과 통화에서 사면 후 행보와 관련해 “병원에 계실 것”이라며 “오른쪽 어깨가 수술한 왼쪽 어깨보다 상태가 더 좋지 않고, 허리 디스크도 제대로 눕지 못할 정도로 굉장히 상태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조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침묵할 가능성이 높지만, 정권교체를 위한 입장을 밝히거나 특정 후보를 두루뭉술하게 지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4·15 총선 때도 옥중 서신을 통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힘을 합쳐 달라”고 메시지를 내놓았는데, 사면 이후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모아 달라는 등의 메시지를 내놓을 경우 최근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역습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을 모은 책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 서문을 보면 박 전 대통령은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함께 했던 이들이 모두 짐을 제게 지우는 걸 보면서 삶의 무상함도 느꼈다. 그러나 누구를 탓하거나 비난하고 원망하는 마음도 버렸고 모든 멍에는 제가 짊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는데 비슷한 메시지가 나온다면 윤 후보가 ‘탄핵의 강’을 넘어 보수층을 결집하기 수월해진다.
반대로 박 전 대통령이 윤 후보를 직·간접적으로 비토한다면 최근 지지율이 하락 추세를 보이는 윤 후보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국민의힘 내 친박계가 이를 계기로 세력화를 시도하면서 권력 투쟁에 나설 경우 대선 승리는 고사하고 박 전 대통령 탄핵 전후의 극심한 내홍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