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대선을 70여 일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 결정이 전격적으로 내려지면서 대선판도 출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박 전 대통령 사면이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민주당 안팎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사면 결단으로 여권 지지층이 이탈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친문(친문재인) 지지층과 호남 등 핵심 지지층이 문재인 정부에 배신감을 느끼며 집단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일단 이 후보는 박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문 대통령의 판단과 결정’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모습이다. 그는 24일 “국민통합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고뇌를 이해하고 어려운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박 전 대통령에게 사죄를 요구했다. 그는 이날 “지금이라도 국정농단의 피해자인 국민에게 박 전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죄가 필요하다. 현실의 법정은 닫혀도 역사의 법정은 계속되는 것을 기억하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박 전 대통령이 국민통합 차원에서 사면되기는 했지만 국정농단의 역사적 판단은 존재한다는 점을 밝힌 것으로 여권 지지층의 반발을 무마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환영하면서도 보수 균열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나온다.
특히 윤 후보와 박 전 대통령의 악연이 환기되면서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 기반이었던 대구‧경북(TK) 등 전통적 지지층이 이탈할 가능성도 나온다. 윤 후보의 국정농단 수사 경력이 부각되면서 보수층과 TK 지역 민심이 자극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윤 후보는 이날 “늦었지만 환영한다. 건강이 안 좋으시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는데 빨리 건강을 회복하시길 바란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윤 후보의 당선을 위해 지지 선언 등 힘을 보탤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후보도 박 전 대통령의 복당 등에 대한 입장에서는 “일단 건강 먼저 회복하시는 게 우선 아니겠느냐. 너무 앞서 나가는 것보다”라며 말을 아꼈다.
일각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면 대상에서 제외된 것을 놓고 대선을 앞두고 야권 내부 분열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권성동 당 사무총장은 이날 “두 분 다 전직 대통령이고 고령에 병환 중”이라며 “두 분 다 (사면을) 하려면 같이 해야 하는데 한 분만 한 것은 결국 야권의 분열을 노린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의 정치적인 술수가 숨어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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