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사면, 선거 고려 없었다”는 靑…여당에선 “왜 하필 지금” 볼멘소리

  • 뉴스1
  • 입력 2021년 12월 24일 1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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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전자상가의 한 매장의 TV화면에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돼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는 31일 특별사면으로 풀려난다.2021.12.24/뉴스1 © News1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전자상가의 한 매장의 TV화면에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돼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는 31일 특별사면으로 풀려난다.2021.12.24/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전격 단행한 것이 팽팽한 대선 국면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놓고 더불어민주당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청와대는 ‘선거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었다’는 입장인데, 바로 그 점 때문에 여권 일각에선 당혹스러움을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대선이 한창 진행 중인 시점에 사면 결정을 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선거 관련 고려는 일체 하지 않았다. 그런 것은 전혀 고려될 수 없다”며 “만약 선거에 대한 고려를 했다면 지금보다는 더 좋은 타이밍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선거에 미칠 정치적 효과를 고려한다면 선거를 75일이나 앞둔 지금 시점보다는 선거일이 더 임박한 시점을 택했을 것이란 의미다.

하지만 청와대의 고려 여부와는 관계 없이 이번 사면은 선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변수로 부상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야권은 물론 여당의 선거전략에도 일정 정도의 혼란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정치공학의 측면에서도 문제가 많다”며 “대선 후보들의 정책 및 각종 의혹 검증을 압도하는 파괴력 높은, 그러나 그 효과의 시뮬레이션이 이뤄지지 않은, 그런 ‘정치적 결정’을 왜 지금 시점에서 하는지 잘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여권에선 이번 사면에 따른 여야의 유불리는 쉽게 예단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야권의 경우 화학적 결합이 안 됐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이 나옴으로써 분열이 가중될 수 있다”며 “반면 이번 사면은 이 후보 책임이 아니라 정확히 문 대통령이 혼자 결정했다. (여당 지지층에서) 후보 원망보단 문 대통령에 대한 원망은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민주당 지지층에서 반발은 있겠지만 표로 집결되긴 어려울 것 같다”며 “만약 이 후보가 사면을 언급했다면 이탈이 있었겠지만, 문 대통령의 결정이기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선거를 여러 차례 경험해 봤지만, 이것이 누구에게 유리하고 누구에게 불리할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한편 친문(친문재인), 친이(친이재명)계를 막론하고 대체로 문 대통령의 결단을 존중한다는 분위기다.

한 친문계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문 대통령이 참모와 상의도 없이 큰 결단을 한 것 같다”면서 “통상적으로 당선자가 제안하고 퇴임 전에 수용하는 방식이 부담이 덜한데, 문 대통령은 온전히 그 부담까지 지고 결단한 것 같다”고 했다.

한 친문계 중진 의원은 “국민 통합과 화합에 긍정적인 면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문 대통령이 부담이 있었을 텐데 임기가 끝나기 전에 일단락 짓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한 친이계 초선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너무 안 좋아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국정농단에 대한 진실한 반성이 없어 아쉽지만 긍정적으로 본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과 달리 박 전 대통령은 사면하자는 이야기가 많았다. 전체적인 측면에서 문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하고 괜찮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선대위 관계자 역시 “문 대통령이 정치적 고려 없이 결자해지 측면에서 바라봤던 것 같다”며 “본인이 하지 않고 넘어가면 청와대는 물론 민주당에도, 다음 정부에도 부담이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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