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 결정에 대한 찬반 후폭풍이 거센 상황에서 청와대가 “보수 진형을 흔들기 위한 정치적 목적의 사면”이라는 보수야권의 주장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청와대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면 대상에서 제외된 것도 정치적인 판단과는 무관한 “상식에 근거한 결정”이라고 거듭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 사면이 보수 진영을 분열시키기 위한 목적이란 주장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면서 “용납할 수 없는 해석”이라고 했다. 차기 대선 3개월여 전 이뤄진 박 전 대통령 사면이 야권의 분열을 노린 것이라는 정치권 일각의 해석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것. 이 관계자는 “지금 사면 반대 국민청원에서도 볼 수 있듯 이번 사면은 오히려 우리 지지층 반발을 무릅쓰고 내린 대통령의 결단”이라면서 “오히려 가능성이라면 여권 분열 가능성이 더 크지만 대통령이 국민 통합만 고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면 대상에서 제외된 것을 두고 야권에서 모두 고령인 두 전직 대통령을 ‘갈라치기’ 했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갈라치기란 정치적 해석 자체가 매우 불쾌한 일”이라며 “이 전 대통령이 더 고령이지만 두 사람의 수형 기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약 4년9개월여 동안 수감된 박 전 대통령이 2년 가량 되는 이 전 대통령보다 두 배 이상 수형 기간이 길었던 상황을 고려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 한 청와대 참모는 “국민 정서상 박 전 대통령에 비해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은 시기상조로 봤다”면서 “고령인 전직 대통령의 수감은 안타깝지만 사면은 국민이 위임한 권리인 만큼 국민 공감대가 형성돼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이 하루라도 빨리 국민에게 자신의 과오에 대해 솔직하게 사죄하길 바란다는 뜻도 거듭 밝혔다. “이번 사면이 생각의 차이나 찬반을 넘어 통합과 화합, 새 시대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이 실현되기 위해서라도 박 전 대통령의 사과가 뒤따라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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