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27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대국민 사과와 관련해 “이미 당에서 공식 입장을 밝혔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후보가 ‘부인 리스크’로 수세에 몰린 상황이지만 말을 아끼며 추가 공세를 자제한 것.
민주당 역시 김 씨의 사과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김 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고, 당 차원의 논평도 없었다. 민주당의 공식 반응은 전날(26일) “국민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내용을 담은 두 문장으로 된 남영희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 명의의 논평이 전부였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개별 의원의 입장 표명을 막을 수는 없지만 당 차원에서 김 씨를 비판하거나 대국민 사과에 대해 평가하는 일은 최대한 자제하자는 게 방침”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김 씨 비판을 자제하는 데에는 김 씨를 향한 공세가 자칫 이 후보에 대한 역풍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후보 역시 최근 장남의 불법도박 및 성매매 의혹을 비롯해 가족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김 씨 의혹을 들추다 보면 당연히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후보 역시 22일 언론 인터뷰에서 “저도 문제가 전혀 없다고 할 수 없는 사람인데 누굴 비난하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또 김 씨 공격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응이 민주당이 기대했던 수준이 아니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여러 경로로 유권자들의 반응을 살펴본 결과 거대 여당이 여성 한 명을 집중 공격하는 것에 대한 반감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연말연초 김 씨를 집중 성토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각 지역위원회마다 게시할 예정이었지만 당분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개별 의원의 비판 목소리는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김 씨의 사과에 대해 “국민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 남편에 대한 사과”라고 비판했다. 진성준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진정하게 무엇이 잘못인지 시인하지 않고 있다”며 “사과 쇼”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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