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결론 나왔다”면서도 전원회의 내용 ‘비공개’…이례적 행보

북한이 지난 27일 개막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4차 전원회의 2일차 회의를 28일에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 27일 회의 첫 날 김정은 총비서가 “역사적인 결론 ‘2022년도 당과 국가의 사업방향에 대하여’를 하셨다“라고 뒤늦게 밝혔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전원회의 첫날 김정은 당 총비서가 ‘내년도 사업방향’에 대한 결론을 내렸다면서도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 이례적 행보를 보이면서 29일 관심이 쏠린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 2일(차) 회의가 전날(28일) 진행됐다면서 김 총비서가 “첫날 회의에서 역사적인 결론 ‘2022년도 당과 국가의 사업방향에 대하여’를 하신 데 이어 2일 회의에서 사회주의농촌 발전에서 중대한 변혁적 의의를 가지는 역사적인 보고를 하시었다”라고 보도했다.

올 초 제시한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첫해 성과를 결산하고, 내년 계획을 확정하는 이번 전원회의는 27일 김 총비서의 사회로 진행 중이다.

신문은 전날 “전원회의는 상정된 의정들을 승인하고 토의 사업에 들어갔다”면서도 김 총비서가 별도의 보고나 결론을 내렸는지 밝히지 않았는데, 이날에야 내년 사업에 대한 결론이 나왔다고 보도한 것이다. 다만 전날과 마찬가지로 ‘결론’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북한이 지난 27일 개막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4차 전원회의 2일차 회의를 28일에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 27일 회의 첫 날 김정은 총비서가 “역사적인 결론 ‘2022년도 당과 국가의 사업방향에 대하여’를 하셨다“라고 뒤늦게 밝혔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신문은 첫날 회의에 대해 “2021년도 주요 당 및 국가정책 집행 정형을 총화하고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발전기를 열어나가기 위한 우리 당과 인민의 투쟁을 승리의 다음 단계에로 강력히 인도하는 전략전술적 방침과 실천행동 과업들을 토의 결정하게 된다”라고만 명시했다.

그런데 김 총비서가 ‘내년 당과 국가의 사업방향에 대한 결론’을 내렸다는 것으로 보아 통상의 회의처럼 김 총비서의 올해 총화 형식의 보고, 참가자들의 토의, 김 총비서의 결론 등의 과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2019년 12월28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연말 전원회의 보도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당시 북한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더라도 김 총비서가 어느 부문에 대한 ‘보고’를 했는지에 대해 사흘간 상세히 보도했다.

특히 3일차 회의 보도에서는 김 총비서가 “7시간이라는 오랜 시간에 걸쳐 종합적인 보고를 했다”면서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당시 전원회의 마지막날에 대한 보도는 이듬해 1월1일 ‘앞으로의 투쟁 방향’과 관련한 내용이 담긴 의정서를 발표하면서 마무리 됐으며 이는 김 총비서의 신년사를 대체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전원회의는 이틀 연속 노동신문 한 면만 할애해 짧게 전하고 있어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먼저 신문이 이날 2일(차) 회의에서 “사회주의농촌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당면과업에 대하여 중요하게 취급하였다”라고 밝힌 것으로 보아, 올해 총화 및 새 계획을 수립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부문별 과업들이 다뤄질 수 있을 것으로도 관측된다.

김 총비서는 지난 1일 정치국 회의에서 농업, 건설 부문에서 커다란 성과를 냈고 정치, 경제, 문화, 국방 부문 등 국가사업의 전반적인 분야에서 긍정적인 변화들이 일어났다고 밝혔는데 이 중 추가 성과를 위해 집중해야 할 부문에 대한 과업을 설정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또 이미 당시 김 총비서가 올해 총화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사업 계획을 확정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북한이 지난 27일 개막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4차 전원회의 2일차 회의를 28일에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회의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사회주의농촌발전에서 중대한 변혁적 의의를 가지는 역사적인 보고를 하셨다”라고 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아울러 김 총비서가 내년 1월1일 전원회의 결론을 바탕으로 ‘육성 신년사’를 하기 위해 관련 보도를 의도적으로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통상 김 총비서의 새해 첫 날 육성 신년사는 한 해 국정 운영 방향을 제시하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지만 최근 2년 연속 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전원회의 결정으로, 올해는 친필 서한으로 대체한 뒤 당 대회를 열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북미, 남북 대화 교착 상황과 북한 내부 경제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주목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김 총비서가 내년 계획을 담은 육성 신년사를 발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럴 경우 신년사의 무게감을 높이기 위해 결론을 공개할 시점을 조정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단 전원회의 막바지에 내년도 사업에 대한 결론이나 농촌 등 각 부문별 과업을 상세히 밝힐 가능성도 남아 있어 3일(차) 회의에 대한 추후 보도 방식을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현재 3일차 회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끝나는 시점은 명시하지 않았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