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베이징 올림픽을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길 희망했지만 현재로선 그런 기대가 사실상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29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 등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북한의 올림픽 참가가 불투명한 가운데 미국도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상황에서 올림픽을 종전선언 등을 위한 발판으로 삼기 힘들다고 인정한 것. 다만 정부 고위관계자는 “정 장관의 발언은 ‘올림픽’을 평화 프로세스에 활용하기 어려워졌다는 취지”라며 “오히려 올림픽 전이라도 남북관계에서 큰 진전이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정 장관은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과 관련해선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참석 가능성이 열려 있느냐는 질문에는 “현 단계에서 공유할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청와대 내부에선 현재로선 문 대통령의 올림픽 참석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은 한미가 조율 중인 종전선언 문안에 대해선 “사실상 합의가 돼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조율이 거의 끝난 상태”라던 기존 입장보다 한발 나아간 것. 또 “북한과 (종전선언 관련) 협의를 어떻게 진전시켜야 할지 검토하고 있다”며 “북한의 구체적인 반응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도 했다.
정 장관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선 “원죄가 어디 있는지 여러분이 잘 아시지 않느냐”며 과거사 문제로 인한 한일 관계 경색에 대한 책임을 일본 정부에 돌렸다. 그러면서 “일본이 끝까지 우리가 2015년 (위안부) 합의를 그대로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아주 완강하게 고수하고 있어 (한일 관계가) 전혀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도 했다. 최근 일본이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佐渡) 광산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려는 움직임과 관련해선 “깊이 우려하고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정 장관은 우리 정부가 북한, 중국의 인권 문제에만 눈감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북한, 중국과는 특수한 관계에 있고 우리 안보와 직결돼 협력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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