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대구·경북(TK) 방문 이틀째인 30일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싸잡아 강도 높게 비판하며 보수층 결집에 나섰다.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통신자료 조회 논란과 관련해 “무릎을 꿇고 살기보다는 차라리 서서 죽겠다”고 했다. 자신을 야권의 대선 후보로 만들어낸 문재인 정부의 ‘정치적 탄압’ 이미지를 극대화하고 정권교체 여론에 호소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 尹, 이재명 겨냥 “확정적 중범죄자”
윤 후보는 이날 국민의힘 대구시당에 열린 대구 선대위 출범식에서 “국민을 갈가리 찢어 놓고 전기·가스 요금을 줄줄이 올린다고 하더니 대구 시민이 이룩한 코로나19 방역 성과를 정치 치적인양 홍보하는 등 참으로 뻔뻔하다”고 날을 세웠다. 이 후보를 겨냥해서는 “공약을 표를 얻기 위해 막 던지는데, 어음정치”라며 “아침과 저녁에 하는 말이 다른 그런 사람과 선거를 치른다는 것도 참 부끄러운 일”이라고 공세를 펼쳤다.
윤 후보는 이날도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 후보를 ‘확정적 중범죄자’라고 지칭했다. 그는 “제가 확정적 중범죄자라고 표현하는 이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내서야 되겠느냐”며 “(대통령이) 돼서도 안 되지만 이런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우는 정당은 뭐하는 정당이냐”고 말했다. 최근 이 후보를 향해 “중범죄가 확정적인 후보와 법정 토론 이상을 할 수 없다”는 취지로 발언해 민주당의 거센 반발이 있었지만 또 같은 표현을 쓴 것이다.
한국전쟁 당시 격전지였던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투 전적지를 방문해서는 “공산세력에 맞서 자유민주국가를 지키려고 뛰어든 젊은이처럼, 저 역시 정치 훈련을 받지 않았지만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는 방치할 수 없어 똑같은 마음으로 정치에 뛰어들었다”며 대선 과정을 ‘전쟁’에 빗대 이념적 선명성을 부각시켰다. 윤 후보는 이날 자신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친박(친박근혜) 단체들과 비공개 차담을 가지기도 했다.
윤 후보의 발언이 부쩍 거칠어진 배경에는 최근 하락하는 지지율을 반등시켜야 한다는 위기감이 있다. 반문(반문재인) 행보를 분명히 하며 보수 지지층부터 단단히 결집하겠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선대위 관계자는 “대선 국면에서 제일 큰 화력은 후보의 입”이라며 “후보의 논리를 통해 기존 지지층을 결집한 뒤 중도층을 흡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선대위 쇄신론에 “악의적인 공세” 일축
윤 후보는 선거대책위원회 운영과 관련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의 이견에 대해서는 “선대위 쇄신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선거를 두 달 남기고 선대위를 쇄신하라는 건 선거를 포기하라는 대단히 악의적인 공세”라며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같은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주장하는 선대위 인적쇄신론에 선을 그은 것이다.
이 대표가 “선대위 복귀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31일 이 대표와 김 위원장의 오찬 회동이 내홍 봉합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내가 만나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해보면 현재 많은 사람이 걱정하는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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