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 된 박근혜, ‘사면’ 파장 얼마나 클까…여야, 대선 변수 촉각

  • 뉴스1
  • 입력 2021년 12월 31일 11시 43분


코멘트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4년간 옥중에서 지지자들과 나눈 편지를 묶어 펴낸 신간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가 진열돼 있다. 2021.12.30/뉴스1 © News1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4년간 옥중에서 지지자들과 나눈 편지를 묶어 펴낸 신간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가 진열돼 있다. 2021.12.30/뉴스1 © News1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0시 석방되면서 68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여야는 사면으로 인한 지지층 분열을 우려하는 동시에 여권은 외연 확대, 야권은 지지층 결집이라는 의외의 열매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여야 모두 박 전 대통령 건강이 좋지 않아 사면에 따른 정치적 파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한때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던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에 따라 대선 정국에 미칠 파장 또한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새벽 0시 사면 절차를 밟고 약 4년9개월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정치권은 이번 사면이 대선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우선 박 전 대통령이 탄핵을 통해 정치적 심판을 받은 만큼 영향력이 과거와 같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또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박 전 대통령은 당분간 정치 활동 재개보다는 치료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으로 여전히 일정수준 이상의 지지세를 갖추고 있어 메시지의 성격에 따라선 대선에 미칠 영향력도 달라질 수 있다.

공통적으로는 여야 모두 지지층 분열을 우려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여권의 경우 ‘촛불민심’의 반발을, 야권은 ‘강성 보수층’ 분열에 대한 우려가 크다.

여권은 이번 사면이 문재인 대통령의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당과 선을 긋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송영길 대표는 발표 전까지 사면을 몰랐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31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앞에서 우리공화당 당원들과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석방을 축하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2021.12.31/뉴스1 © News1
박근혜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31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앞에서 우리공화당 당원들과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석방을 축하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2021.12.31/뉴스1 © News1
범진보 진영의 표를 모아야 하는 만큼 자칫 박 전 대통령의 사면 논란으로 균열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전략적 계산이 깔렸다.

박 전 대통령 지지세가 높은 TK(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외연 확대 기대도 감지된다. 민주당 절대 열세지역이지만, 사면을 통해 우호적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는 기대다. 이 후보 고향이 경북 안동이란 점 역시 이같은 기대를 하는 이유다.

실제 최근 여론조사에서 TK 지역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상승세를 기록 중인데, 박 전 대통령 사면에 따른 긍정적 여론이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야권의 셈법은 더 복잡하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국정농단 사태 당시 특검팀 수사팀장으로 박 전 대통령 구속에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윤 후보 책임론에 따른 보수분열 우려가 나온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가 당원의 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진 우리공화당의 조원진 대선 후보는 연일 윤 후보 책임론을 거론하며 야권을 압박하고 있다.

윤 후보는 사면 당일 ‘우리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고 말했고, 29~30일 TK를 방문하며 지지층 다잡기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란 분석이다. 특히 윤 후보는 30일 대구에서 “박 전 대통령 건강이 회복되면 한번 찾아뵙고 싶다”며 만남도 희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윤 후보의 박근혜 끌어안기 행보가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결국 선거 판세는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에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선거의 여왕으로 불린 박 전 대통령은 메시지 정치에서 강점을 보여왔다.

박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사면을 앞두고 “석방 시점 전후로 대통령님(박 전 대통령) 입장발표, 메시지 전달은 따로 없다”고 밝혔다.

다만, 사면을 앞두고 판매가 시작된 박 전 대통령 옥중서간록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에서, 박 전 대통령은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사심을 가지고, 누구를 위해 이권을 챙겨주는 그런 추한 일은 한 적이 없다”라며 탄핵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탄핵에 앞장섰던 권성동·장제원 의원과 관련해 박 대통령이 “거짓말로 속이고 선동한 자들은 누구라도 언젠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밝혀 윤 후보 측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청문위원으로 활동했던 두 의원은 윤 후보의 핵심 측근으로 꼽힌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