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교 설립 행사 찾은 사연…文 “첫 출발, 직접 가겠다”

  • 뉴시스
  • 입력 2022년 1월 2일 12시 08분


문재인 대통령이 당초 참모진이 마련한 계획과 달리 최근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 기공식 행사에 직접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일 페이스북 연재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 서른 번째 시리즈에서 지난달 29일 공주대 부설 특수학교 기공식에 문 대통령 참석이 확정되기까지의 내부 의사결정 과정을 소개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충남 공주시 공주대학교 옥룡캠퍼스에서 열린 공주대 부설 특수학교 설립 기공식을 찾아 정부 차원의 발달장애 학생들의 통합지원 강화를 약속한 바 있다.

박 수석은 “사실 공주대학교 부설 특수학교 기공식에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것은 청와대 일정 기준에는 부합하지 않았다”며 “준공식도 아닌 기공식은 대통령 임석 행사의 기준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참모회의(에서)는 당연히 대통령뿐 아니라 김정숙 여사의 참석 행사 대상도 아니라고 판단했다”면서 “다만 행사의 의미가 크기 때문에 대통령 축사 대독 내지는 SNS 메시지 발표로 그 의미를 국민께 전달하는 것으로 실무 의견을 조율하고 대통령께 일정 보고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박 수석은 “그러나 대통령의 생각은 달랐다”며 문 대통령의 당시 발언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공주대학교 특수학교 설립은 국립대학교에 부설로 특수학교를 설립하는 첫 출발이니 제가 직접 가겠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그렇게 해서 대통령의 참석과 김정숙 여사의 동행이 직접 결정됐다”며 “이 작은 일 자체가 발달장애 정책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청와대 복귀 후 참모진 회의에서 “오늘 특수학교 기공식은 참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가야 할 곳이 바로 이런 곳”이라고 참석 의미를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참석한 공주대 특수학교 설립 기공식은 5년 전 혐오시설이라며 특수학교 개교를 완강히 반대하던 인근 아파트 주민을 향해 무릎 꿇고 호소했던 강서구 서울서진학교 학부모들의 울림에서 출발했다.

공립 서울서진학교는 2017년 9월 학교 개설 문제를 놓고 열린 공청회에서 장애아를 자녀로 둔 부모들이 지역 주민들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로 개교를 호소해 화제가 됐던 특수학교다.

당시 갖게 된 발달장애인의 사회적 자립 어려움 해소에 대한 고민이 이듬해인 2018년 어린이날 행사로 이어졌다는 게 박 수석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이 표방한 ‘치매국가책임제’ 속에서 발달장애인의 가족 돌봄에 대한 정책적 고민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3년 전 어린이날 행사에서 “치매 환자 가족들처럼 발달장애인 돌봄에 대한 부모의 부담이 너무 과중하다”며 “부모와 가족에게만 부담을 지울 것이 아니라 발달장애인 돌봄도 국가가 책임을 나눠가져야 한다”고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주문했었다고 박 수석은 전했다.

박 수석은 “개별 발달장애인에만 초점을 맞춰 발달장애인의 영유아 시기부터 청소년기·청년기·중장년까지 생애주기별 필요 서비스를 분석하여 맞춤형으로 만든 최초의 종합대책이 문재인 정부에서 처음 선을 보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학부모의 ‘무릎 호소’ 끝에 문을 열게 된 서울서진학교 이야기를 기록한 영화 ‘학교가는 길’을 청와대 직원들에게 관람을 추천하기도 했다.

박 수석은 “주요 정책들을 다루는 청와대 참모들의 가슴에 따뜻한 공감이 심어져야 정책이 바뀌고 정책에 반영될 수 있다는 대통령의 기대가 담긴 일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발달장애 정책이 문 대통령의 시선과 공감을 디딤돌 삼아 발전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면서 “다음 정부가 발달장애 국가책임제로 더욱 발전시켜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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