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2일 “새해 첫 정책으로 절대빈곤 없는 나라, 함께 사는 대한민국 공동체를 위해 기초 생활보호 대상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전 폐지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인식과 가치관, 사회구조가 크게 바뀐 21세기 현대사회에서 아직도 빈곤 문제를 가족의 연대책임 문제로 돌리는 것은 20세기 개발 시대 사고방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시행된 지 20년이 넘었으나 아직도 중위소득 40% 이하를 기준으로 50만명의 비수급 빈곤층이라는 복지의 커다란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며 “이제 부양의무자 기준문제는 찔끔찔끔 완화가 아닌 전면 폐지를 할 때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문제는 차기 정부가 어떤 국가, 어떤 공동체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국정철학의 문제”라며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전히 폐지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고, 작년 8월부터 청와대와 보건복지부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전히 폐지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진실은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가 아닌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였다”고 지적했다.
특히 “빈곤 어르신들에게 가장 중요한 의료급여는 아예 빠졌다”며 “공약도 안 지키며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은 국민을 속이고 기만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초고령사회를 앞둔 시점에 노년 부양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핵가족화와 개인주의적 가치관 확산, 실업과 고용불안, 집값 상승, 사교육비 부담 등 다양한 요인으로 노부모에 대한 부양의식이 크게 약화된 것이 현실”이라며 “그렇기에 절대빈곤층의 부양의무를 가족에게 미루지 말고 국가가 책임지는 시대로 가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면 장애인, 한 부모 가구, 조손 가구, 독거노인 등 직접적 복지의 수혜자뿐만 아니라, 자신들도 어려운데 부모님을 부양해 온 2040 청장년들까지 도와주는 일이 된다”며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이 완전히 폐지되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중위소득 40% 이하 약 50만 명의 비수급 빈곤층 국민들이 혜택을 받으실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새롭게 수급을 받게 되는 분들의 부양의무자 약 100만 명도 부양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며 “따라서 전체 150만 명 정도가 부양기준 폐지의 혜택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안 후보는 생계급여 및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전면 폐지에 소요되는 재정은 중위소득 40% 이하 기준으로 연간 약 3~5조 원 정도로 추정했다.
그는 “그동안 정부는 재정 핑계를 대왔지만, 한해 국가 예산 607조 원의 1%도 안되는 예산이 없어서 못 한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며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방만한 기득권 재정구조를 고치겠다는 혁신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부양의무자 기준 전면 폐지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선 “재산의 사전증여로 수급권자가 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 현재 5년 이내 증여한 재산은 증여자의 재산으로 간주하는 제도 등을 통해 방지하고 있는데, 이를 7년으로 늘려 강화하겠다”며 “근로 능력이 있는 수급자의 경우에는 지속적인 근로장려제도 강화를 통해 탈수급을 유도하겠다”고 제안했다.
이어 “만약에 고의적으로 7년 이내에 상당한 수준의 자산과 소득을 빼돌린 것이 확인된다면, 수급 자격 박탈은 물론이며 지금까지 받은 금액을 모두 추징하겠다”고 덧붙였다.
의료쇼핑이 만연하거나 의료서비스 공급자가 장기입원 등 불필요한 치료를 유도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안 후보는 “경증 과다 이용자에 대한 불이익 기준을 만들고, 장기입원과 고가 약 사용에 대한 더 철저한 감시를 통해 합리적인 통제방안을 만들겠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안 후보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는 가족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빈곤이라는 괴물로부터 가족 간 갈등을 해소하며 가족을 보호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부양의무자 폐지를 시작으로 취약계층,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집중지원을 통해, 심화되는 양극화, 커지는 경제 사회적 불평등 해소에 복지정책과 전략을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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