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종군’ 요구받는 이준석의 앞날…선대위 밖에서 ‘대표’로 역할

  • 뉴스1
  • 입력 2022년 1월 4일 11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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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2년 신년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1.3/뉴스1 © News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2년 신년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1.3/뉴스1 © News1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재구성을 앞둔 상황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 측과 계속해서 갈등을 겪은 이준석 당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4일 야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조만간 선대위가 다시 구성된다고 하더라도 합류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 중론이다.

가장 큰 이유로는 ‘명분’이 적다는 것이 꼽힌다.

당 의원 및 당원 상당수는 이 대표의 ‘백의종군’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3일) 열린 의원총회의 결론은 모든 의원들의 당직 사퇴로 모아졌다. 이보다 앞선 지난달 28일에는 초선 일부가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당내 경선부터 윤석열 후보 캠프에 몸담은 김경진 선대위 상임공보특보는 이날 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당내 10명 중 7~8명은 이 대표가 백의종군해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김용남 상임공보특보도 K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이 정도 상황이 됐으면 누가 뭐래도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당 대표”라고 말했다.

김기현 원내대표가 선대위 내홍을 둘러싼 책임을 통감하며 사퇴한 것을 두고 이 대표의 사퇴를 끌어내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도 있다. 김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해당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사퇴론이 나온다’는 말에 “본인이 판단할 문제”라며 “어제 의총 결과가 있지 않냐, 그 결과가 중요한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당직 일괄 사퇴’라는 결론에 따라 이 대표도 거취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 대표가 이같은 분위기에 휩쓸려 본인의 거취를 판단할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는 관측이다. 김 원내대표를 제외한 두 상임공보특보나 권 사무총장 모두 이 대표가 생각하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에 속하기 때문이다.

선대위를 이렇게까지 끌고 온 책임이 ‘윤핵관’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의 의견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적은 셈이다. 이 대표는 전날 의총 결론과 관련해 “제 거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전격적인 선대위 개편을 꺼내든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입장을 보더라도 이 대표의 ‘사퇴’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김 총괄위원장은 선대위 재편 과정에서 이 대표와 논의할 것이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원내대표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당대표의 ‘결재’가 필요한데 현재 분위기상 이 대표가 이를 승인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와 본인의 갈등 국면에서 늘 중재자 역할을 매끄럽게 수행한 김 원내대표에 대한 이 대표의 신임, 새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서의 또다른 잡음 노출 우려 등을 고려하면 이 대표가 현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 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한다는 가정하에 선대위 합류를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인데, 그동안 윤 후보와 이 대표의 관계를 볼 때 이 대표의 재합류로 얻을 실이 득보다 많다는 관측이 적지 않아 이 대표가 선대위에 복귀할지는 미지수다.

두 사람은 직접적인 ‘소통’에 문제가 없다면서도 계속해서 갈등을 겪어 왔다. 지난달 초 ‘울산 회동’으로 극적으로 화해하는 듯한 분위기는 불과 2주만에 이 대표의 선대위 사퇴로 물거품이 됐다. 이 대표가 다시 선대위에 합류한다고 해도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많다.

이 대표가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으면서 대표직을 유지하면 선대위가 어떻게 재구성되는지가 관건이다. 김 총괄위원장이 이 대표와 논의한다고 밝힌 만큼 이 대표의 의견이 반영될 가능성은 큰 상황이다.

이를 통해 이 대표가 선대위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으면서도 대선 승리를 위해 역할을 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는 지금 선대위 합류 여부는 안중에 없다”며 “어떻게 하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지, 그 방법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어제 의총 분위기는 이 대표가 사퇴를 하든, 선거 관련 발언을 하지 않든 둘 중 하나를 확답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그러나 대표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보이기 때문에 선대위에서 맡았던 홍보파트를 따로 떼어 이 대표가 전담하는 방안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당 관계자도 “이 대표는 사퇴 의사도 없고, 선대위 합류 명분도 사라진 만큼 선대위가 재구성돼도 합류는 물 건너간 상황”이라며 “당 대표로서, 본인 나름의 방식으로 선거 승리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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