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던져놓은 ‘선대위 전면 개편’ 폭탄으로 국민의힘이 이틀째 혼란에 휩싸인 가운데 선대위 개편을 고심 중인 윤석열 대선 후보 측은 사태를 이렇게 키운 김종인 위원장과 이준석 당대표를 향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김 위원장이 윤 후보와 상의 없이 돌발적으로 선대위 전면 개편을 공개적으로 꺼내들면서 윤 후보의 입지와 선택지가 크게 좁아졌다. 김 위원장과 가까운 이 대표가 여전히 선대위 해체를 주장하며 윤 후보 측 인사들에 적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는 점도 윤 후보 측의 분노를 사고 있다.
김경진 선대위 공보특보단장은 4일 라디오에 출연해 “당 내 10명 중 7~8명은 이준석 대표가 백의종군해야 한다는 의견”이라며 이 대표 사퇴론을 공개 거론했다. 호남 출신인 김 단장은 윤 후보의 경선 캠프에서 대외협력특보를 맡았던 핵심 인사 중 한 명이다.
김 단장은 “이 대표가 2030을 대표한다는 주장, 이 대표 없이는 2030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는 이야기는 과대포장된 것”이라고도 공격했다.
그는 “이미 윤 후보의 젊은층 지지율은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며 “젊은이들하고 대화를 나눠봤는데 ‘이 대표도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에 의해 발탁돼 벼락출세한 사람이고 신지예 위원장도 비슷한 상황 아니냐, 이 대표나 신 위원장이 2030을 대표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김용남 선대위 상임공보특보도 전날(3일) 라디오에서 이준석 대표를 겨냥해 “정작 나가야 할 한 사람이 안 나가고 모든 사람이 나가고 있다”고 비꼬았다.
김 특보는 “이 정도 상황이 됐으면 누가 뭐래도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당 대표”라며 “선거 상황이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한 원인 제공을 (이 대표가)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아무 얘기도 없이 그냥 모른 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전 공동선대위원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까지 거론하며 “성상납 의혹을 받는 대표가 선거 기간에 당을 책임진다는 것은 국민의 지탄을 받기 쉬운 것도 사실이다. 상대 당의 공격포인트가 되기도 한다”며 “적어도 선거기간만이라도 이 대표가 스스로 직무정지를 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 아름다운 정치가 아닐까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반해 이 대표는 윤 후보 측근인 권성동 사무총장의 사퇴를 강하게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의총에서 의원 전원이 당직 사의를 표명한 데 대해 이 대표는 “실제 그게 이뤄졌는지도 모르겠고, 사무총장이 사퇴했는가”라며 권 총장의 거취를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의원 전원의 당직 일괄 사퇴는 이 대표에 대한 거취 압박으로 해석됐기 때문에 이 대표가 윤 후보 최측근부터 보직을 내려놓으라는 비판으로 받아친 것이다.
김 위원장발 선대위 개편 선언 과정을 두고 윤 후보 측에선 ‘후보 패싱’을 거론하며 불쾌감을 표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상왕’ 노릇을 하며 마치 윤 후보를 ‘꼭두각시’처럼 취급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특히 “내가 총괄선대위원장이 아니라 비서실장 노릇을 할 테니 후보도 태도를 바꿔 선대위가 해준 대로만 연기를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한 김 위원장의 발언을 문제 삼는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그립을 잡고 이 대표가 복귀하는 선대위가 마치 정답인 것처럼 비쳐지는 건 옳지 않다”면서 “후보 측근들, 경선 캠프 인사들 탓에 선대위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 건 바로잡고 싶지만 개편에 착수했으니 담담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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