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오늘 선대위 쇄신안 발표… 현 총괄-상임-공동위원장 체제 해산
실무 선대본부로 재편… 金 해촉수순, 새 선대본부장에 권영세 의원 내정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4일 선거대책위원회를 전면 재편하면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배제하기로 결심을 굳혔다. 선대위 관계자는 “윤 후보는 실무 중심의 선거 기구 쇄신안을 5일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복수의 선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윤 후보는 현재의 총괄, 상임,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를 완전 해산하고, 직접 지휘가 가능한 실무 중심의 선대본부를 새로 구성해 끌고 나가기로 잠정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총괄선대위원장직이 폐지되면서 김 위원장은 자연스럽게 해촉 수순을 밟게 된다. 새 선대본부장엔 권영세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 후보는 전날에 이어 이틀째 일정을 전면 취소한 채 서울 서초구 자택 주변에 머물며 선대위 재편 구상을 숙고했다.
당초 윤 후보는 총괄선대위원장직을 폐지하고 새로 만드는 선대본부장직을 그대로 김 위원장에게 맡기는 안과 다른 인사를 선대본부장으로 등용하는 안을 모두 검토했다. 하지만 이날 밤 김 위원장을 배제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한다.
윤 후보는 이날 밤늦게 사실상 김 위원장의 퇴진 요청 메시지가 담긴 이 같은 재편 방안을 임태희 전 선대위 총괄상황본부장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윤 후보는 5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선거 기구 쇄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 측 인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후보가 김 위원장 배제를 전제로 한 선거 기구 쇄신안을 발표하게 되면 김 위원장이 직후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른바 이준석 당 대표에게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으로 지목된 권성동 사무총장은 자신의 거취를 윤 후보에게 일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 측 인사는 “윤 후보가 김 위원장을 중심에 놓고 생각했다기보다는 지난해 6월 정치 참여를 선언했던 초심을 돌아보며 앞으로 어떻게 선거운동을 할 것인가를 정리하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앞서 새 선거 기구 구성 발표가 지연되면서 ‘김종인 배제론’, ‘결별설’이 흘러나오며 국민의힘은 온종일 혼란스러운 기류였다. 특히 전날 김 위원장이 “후보는 선대위가 해준 대로 연기만 잘하면 승리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윤 후보 주변에서는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후보를 무시한 발언에 대해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강했다고 한다.
尹, 김종인 자리 포함 선대위 해산 굳혀… 임태희 통해 金에 전달
총괄-상임-공동선대위장 모두 폐지, 전략-홍보-조직-정책 4본부 체제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해촉 수순… 尹측근들 “상왕 위원장 둘 필요 없다” 金, 정태근-금태섭 등과 저녁식사… “대한민국이 국운이 없다” 말해 尹-金 직접 만나 극적 타협 가능성도
“고민이 길어졌던 가장 큰 이유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이준석 대표 때문이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4일 선거대책위원회 운영 방향에 대한 결심을 발표하지 못한 데 대해 선대위 관계자는 “선대위를 전면 쇄신하더라도 김 위원장과 이 대표를 품고 가야 한다는 의견도 많아 윤 후보가 숙고할 시간이 필요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선까지 64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윤 후보가 그동안 국민의힘 쇄신 과정에 상징적인 역할을 했던 김 위원장과 이 대표 모두와 멀어지는 모양새로 비치는 걸 우려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尹 측 “김종인 대안 필요 없다” 강경 기류
윤 후보는 이날 하루 종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칩거하며 당 안팎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저녁 권성동 사무총장과 만난 직후 윤 후보는 임태희 전 총괄상황본부장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선대위를 실무형 조직으로 꾸려 가겠다”는 뜻을 전하며 김 위원장과 결별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 측근들은 “김 위원장의 대안은 필요 없다”는 강경한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괄·상임·공동선대위원장직을 모두 폐지하고 전략·홍보·조직·정책 등 4개 본부 체제로 전환하는 상황에서 굳이 ‘상왕’ 위원장이나 총괄본부장을 둘 필요가 없다는 논리였다. 한 측근은 “김 위원장은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선거를 위기에 빠뜨린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번 기회에 윤 후보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까지 전달했다고 한다.
특히 윤 후보 주변에선 이 대표에 대해 “선거에 도움을 준 게 뭐가 있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울산 회동’으로 자신이 지방까지 직접 내려가 이 대표를 설득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선대위를 박차고 나간 데 대해 최근 윤 후보도 불편한 감정을 주변에 숨기지 않았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이날 함께 저녁 식사를 했던 선대위 정태근 정무대응실장, 금태섭 전략기획실장, 김근식 정세분석실장에게 “대한민국이 국운이 없다”며 한탄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5일 윤 후보의 최종 결심 발표 내용까지 지켜본 뒤 사의를 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다만 이날까지 서로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던 윤 후보와 김 위원장이 직접 만나 극적으로 타협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후보와 이 대표 양쪽 모두 문제가 있다”며 “이 대표는 선거 승리를 위해 뛰어야 하고, 윤 후보는 5000만 국민을 다스릴 대통령이 되겠다면 이 대표 한 명 정도는 수용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김종인 배제론’에 ‘쿠데타’ 발언까지
윤 후보는 전날 김 위원장의 “후보가 연기만 잘하면 승리할 수 있다”는 발언을 접한 뒤 “이렇게 얘기하면 내가 뭐가 되느냐”고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의 이 같은 기류가 전해지자 이날 당 내부에는 ‘김종인 배제론’과 ‘김종인-윤석열 결별설’이 난무하며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졌다. 한때 당내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윤 후보와 경쟁한 홍준표 의원의 선대위 구원 등판론도 불거졌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생각이 없다”고 일축하기까지 했다.
윤 후보 주변에선 김 위원장이 윤 후보의 동의 없이 선대위 해체를 전격 발표한 것에 대해 ‘김종인 쿠데타’라는 말까지 흘러나왔다. 김용남 상임공보특보는 이날 라디오에서 “윤 후보와 미리 상의 없이 김 위원장이 모든 사람들을 일단 사퇴시키는 방향으로 공개적으로 발표를 했다”며 ‘쿠데타 아니냐’는 질문에 “맞다”고 말했다. 전날 김 위원장의 ‘윤석열 패싱’에 대한 윤 후보 측의 불만이 여과 없이 드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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