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개최된 ‘전국 청년 간담회’ 화상회의에 전화 통화로만 참석해 짧은 인사말만 내놓으며 청년들의 반발을 샀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 공보단은 “윤 후보의 금일 회의 참석은 예정돼 있지 않았다”며 진화에 나섰다.
국민의힘 공보단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윤석열 후보의 금일 회의 참석은 예정돼 있지 않았다”며 “윤 후보는 권 의원의 현장 전화 연결을 받고 즉석에서 청년들에게 인사를 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소통본부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공지를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참석자들을 실망시켜드린 점에 대해 선거관계자들은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금일 빚어진 불미스러운 사태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사과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4시 청년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화상회의 형태로 ‘중앙선대위 국민소통본부(본부장 박성중) 전국 청년간담회’를 개최했다. 국민의힘은 참가자들에게 “윤석열 후보가 참석할 예정”이라고 안내하며 “회의 시작 20분 전에 참석해 달라”고 당부했다.
간담회가 시작된 후 참가자 약 300명은 윤 후보를 기다렸지만 현장에는 권성동 의원, 박성중 의원 등만이 참석했다. 회의가 시작된 지 20분이 지나도 윤 후보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한 청년은 “후보님이 나오신다고 했는데 대체 언제 나오나”라고 물었다.
이에 권성동 의원이 “후보님께서 스피커폰을 통해 인사 드리겠다”며 윤 후보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에서 윤 후보는 “윤석열 선대위는 청년들과 함께 하는 것”이라며 “우리 다 같이 이깁시다”라고 짧은 인사말을 남겼다. 권 의원은 “예 감사합니다”라고 한 뒤 “박수”라며 청년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그러나 참석자들 사이에선 박수 대신 욕설이 터져 나왔다. 일부 청년들은 “아직도 정신 못차렸네”라고 질책했고, 곳곳에선 고성과 욕설이 난무했다.
이에 앞서 간담회가 진행되는 동안 열린 채팅방에서 ‘윤석열 사퇴하라’, ‘후보 교체’ 등의 의견을 남긴 참석자들은 주최 측에 의해 퇴장 당하기도 했다.
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국민의힘 선대위 정책본부에서 청년보좌역을 맡았던 곽승용 씨는 회의 이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퇴를 선언했다.
곽 씨는 “자꾸만 2030과 반대로 향해가는 선대위의 모습을 안타까워하며 어떻게 하면 2030의 지지를 다시 국민의힘으로 끌어올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했다”며 “그러나 오늘 진행된 청년간담회를 보고 청년보좌역직을 사퇴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청년보좌역직을 내려놓으며 청년들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라는 저의 본분에 따라 마지막으로 제언드린다”며 “청년들은 후보 교체를 원하고 있다. 이것이 제가 파악한 청년들 여론”이라고 지적했다.
장예찬 선대위 청년본부 공동본부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행사는 확인 결과 청년보좌역은 물론 청년본부 실무자 그 누구와도 사전 조율되지 않았다. 선대위 일정팀조차 모르고 후보에게도 보고되지 않은 일정이었다”면서 “대한민국의 모든 청년들이 이번 청년감담회 일정으로 실망하고 분노하고 있다. 박성중 의원은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한편 윤 후보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가 참석을 안 했고 전화가 와서 인사만 했다”고 말했다. 또 “시간이 어떻게 될지, 되면 갈 생각도 있었는데 못 갔다”며 “무슨 일이 있었나”라고 물었다.
참석자들의 반발을 샀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오늘 일정이 하도 많아서 가기 어려운데 시간이 되면 갈 수는 있다고 그랬더니 전화가 왔더라”며 “한번 파악해보겠다”고 답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