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미 향해 국방력 강화 과시… 작년 실패했던 ‘극초음속’ 가능성
軍 “요격 피하도록 변칙기동한듯”
북한이 5일 새해 첫 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기의 국방력 강화를 과시하는 동시에 대북 제재를 고수하는 한미를 겨냥한 압박성 무력시위로 풀이된다.
미사일이 발사된 자강도 일대는 지난해 9월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을 최초 시험발사한 곳이다. 당시 자강도 룡림군에서 발사된 화성-8형은 약 450km를 비행한 뒤 해상에 낙하했다. 그다음 날 북한은 발사 장면을 공개하며 ‘성공’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비행속도가 음속의 2배 정도로 통상 음속의 5배가 넘는 극초음속미사일의 성능엔 미치지 못해 군은 초기 시험으로 판단했다. 이 때문에 4개월 만에 ‘화성-8형’의 재발사를 시도했거나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같은 KN 계열의 미사일을 쐈을 개연성이 제기된다. 군 소식통은 “40∼50km의 정점고도로 400여 km를 비행한 뒤 추적 레이더에서 사라져 낙하 단계의 저고도 변칙 기동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미 요격망을 돌파할 수 있는 ‘저고도 변칙 기동’은 북한 신형 미사일의 전형적 특징이다. 군은 추가 분석을 통해 최종 사거리를 500km 이상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도발 직후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동해선 강릉∼제진 철도 건설 착공식’에서 “북한도 대화를 위해 더욱 진지하게 노력해야 한다”며 “남북이 함께 노력하고 신뢰가 쌓일 때 어느 날 문득 평화가 우리 곁에 다가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 마지막까지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북한의 도발에 맞대응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북한이 새해 벽두부터 무력시위에 나선 것은 김 위원장이 지난해 12월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밝힌 ‘국방력 강화 계획’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김 위원장은 “불안정해지고 있는 한반도의 군사적 환경과 국제 정세의 흐름은 국가 방위력 강화를 더욱 힘 있게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무기 개발에 속도를 낼 것임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 생일(8일)을 앞두고 국방 부문 성과를 홍보하려는 속셈도 엿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2월 김정일, 4월 김일성 생일 등 중요한 정치적 기념일의 길목에서 국방 부문 성과를 홍보하고자 신형 무기를 시험 발사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외교부는 5일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통화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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