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9대선을 63일 앞둔 5일 “국민이 기대했던 처음 윤석열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며 선거대책위원회의 해산을 선언했다. 윤 후보는 지난해 12월 3일 국민의힘 선대위에 극적으로 합류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도 33일 만에 결별하는 승부수를 던지며 사흘 만에 공개 행보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청년 행사부터 혼란이 빚어지는 등 “불안한 마이웨이가 시작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많은 국민들이 정권교체가 가능한지 걱정하고 있다”며 “선거대책기구와 국민의힘을 잘 이끌지 못했고, 모두 오롯이 후보인 제 책임”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매머드’라고 불렸고,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지금까지 선거 캠페인의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다시 바로잡겠다”며 “오늘부로 선대위를 해산하겠다”고 선언했다. 실무형으로 새로 꾸리는 선거대책본부 본부장은 4선의 권영세 의원이 맡기로 했다. 권 의원은 당 사무총장으로도 내정됐다.
윤 후보는 이날 약 4분 분량의 회견문 말미에 “그동안 많은 조언과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역할을 해주신 김 위원장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앞으로도 좋은 조언을 해주시길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후 30분가량 기자들의 질문 26개에 답했다. 후보교체론에는 “모든 것을 국민들께 맡길 생각”이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윤 후보의 기자회견 직전 “뜻이 안 맞으면 헤어질 수밖에 없다”며 자진 사퇴했다. 그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나는 억지로 (선대위에) 끌려간 사람인데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다”며 “제일 중요한 게 선거에서 어떻게 당선될 것인가인데 ‘쿠데타’니, ‘상왕’이니 이딴 소리를 하고 있느냐”고 윤 후보 측에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윤 후보는 이날 선거대책기구 쇄신안 발표 직전 김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30초가량 통화했다고 한다.
‘홀로서기’에 나선 윤 후보는 남은 선거 기간 동안 하락한 지지율을 스스로 반전시켜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선대위를 박차고 나간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지도 관건이다. 이날 윤 후보는 당내에서 빗발치는 ‘이준석 사퇴론’에 대해 “이 대표의 거취 문제는 내 소관 밖의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6일 새로운 선거대책기구의 조직 체계를 발표할 계획이다. 선대본부장을 맡은 권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청년들의 목소리를 많이 반영할 생각”이라며 개편 방향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국민의힘이 ‘윤 후보 참석 예정’으로 공지하고 개최한 청년과의 간담회는 윤 후보의 불참 속에 청년들의 윤 후보에 대한 성토장이 되기도 했다.
이날 쇄신안에 대해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 지지율 하락이 윤 후보 본인에게서 비롯된 문제라는 인식이 진정 있는지 의문”이라며 “후보의 역량과 자질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보여주기식 쇄신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尹 “2030 주도 슬림 선대위로”… 후보교체론엔 “국민께 맡길 생각”
윤석열, 선대위 전면 해산 발표 실언 논란에 “국민 듣고싶은 말 할것”… 부인 관련 “심신 지쳐 요양 필요” “변화된 尹 보여드리겠다” 고개 숙여… 당내 “후보 본인 리스크부터 해소를” 尹 ‘토론 기피’ 논란에 입장 바꿔, “3회 법정토론은 부족… 협의 착수”
“확실히 다른 모습으로 국민들께 변화된 윤석열을 보여드리겠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5일 선거대책위원회 전면 해산을 발표하며 “죄송하다” “선대위와 국민의힘을 잘 이끌지 못한 건 오롯이 제 책임”이라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지지율 하락세를 의식한 듯 “국민이 드는 회초리와 비판을 달게 받겠다”고도 했다.
대선을 63일 앞둔 이날 윤 후보는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 결별하고 선거대책기구를 전면 쇄신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야권에서는 정치 경험이 짧은 윤 후보의 홀로서기에 대해 ‘불안한 마이웨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 尹 “슬림한 선대위에 2030 대거 참여”
김 전 위원장의 3일 선대위 쇄신 발표 이후 이틀 동안 공개 활동을 전면 중단했던 윤 후보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매머드라 불렸고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선거 캠페인의 잘못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여러 차례 불거진 자신의 실언 논란을 의식한 듯 “제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국민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운을 뗐다. 이른바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 논란에 대해서도 “저와 가까운 분들이 선대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국민 우려를 잘 안다. 앞으로 그런 걱정 끼치지 않겠다”고 했다.
선대위 쇄신안은 ‘초슬림 선대위’와 ‘2030 참여 확대’에 방점이 찍혀 있다. 윤 후보는 “기존 선대위와 산하 본부를 다 허물고, 선대본 중심으로 아주 슬림하고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또 “자리 나눠 주기가 아니라 철저한 실무형 선대본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4선의 권영세 의원이 선대본부장 겸 사무총장을 맡는다. 정책본부장에는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선임됐다.
선대위 참여 멤버도 국회의원 중심에서 벗어나 2030세대를 주축으로 꾸릴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6일 출범한 선대위는 한 달 만에 500명에 육박할 정도로 비대해져 “사람만 많고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 “김건희 심신 지쳐 요양 필요”
윤 후보는 이날 “제 가족과 관련된 문제로도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제가 볼 때는 아무 형사적으로 처벌될 일이 크게 없을 거 같아서 걱정 말라고 해도 여성으로서 굉장히 스트레스도 받아왔다”며 “정치적인 선거운동에 동참하기보다 조용히 봉사활동 등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선거 과정에서 김 씨를 내세울 계획이 없음을 내비친 것.
윤 후보는 토론 기피 논란에 대해서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는 “3회의 법정 토론으로 부족하다는 생각”이라며 “효과적인 토론을 위해 법정 이외의 (추가) 토론에 대한 협의에 착수하라고 실무진에게 지시했다”고 했다.
○ 尹, 후보교체론에 “국민들께 맡길 생각”
윤 후보가 선대위 전면 해체와 홀로서기라는 승부수를 띄우자 “지지율 반등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불안한 마이웨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일단 ‘매머드 선대위’가 허물어지며 내부 잡음이 발생할 소지는 줄었다.
그러나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이 본인의 실언과 가족 리스크 등에 기인한 측면이 큰 만큼 선거대책기구 쇄신만으로 이를 만회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 후보와 당 대선 후보 경선을 치렀던 홍준표 의원은 이날 “본인과 처갓집 리스크 해소부터 (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특히 지지율 반등에 실패할 경우엔 야권 안팎의 후보교체론이 재차 불거질 수 있다. 윤 후보는 후보교체론에 대해 “모든 것을 국민들께 맡길 생각”이라며 “지금은 제가 제1야당 후보로 선출됐기 때문에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으면 말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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