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국민의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 안철수 대선 후보는 “냄새나고 지저분한 한국 정치의 묵은 때를 확 벗겨 내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오직 국민만 보며, 정권교체로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저의 길을 굳건하게 가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최근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3월 대선의 최대 변수로 급부상했다. 양강 구도로 흐르던 대선판에 ‘야권 후보 단일화’가 막판 이슈로 떠오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 안팎에서는 안 후보가 완주와 단일화를 놓고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안 후보는 국민의힘과의 후보 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다. 그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하며 자신이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상태다. 그는 5일 “내가 당선돼서 정권교체를 하고 시대를 바꿀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안 후보가 이처럼 완주 의사를 밝힌 것은 야권 후보 단일화를 추진할 경우 조직력이 강한 국민의힘과의 경쟁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단 안 후보는 제3지대 후보로서 국민적 관심을 받으며 최대한 몸집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이탈표와 함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일부 표를 흡수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그는 최근 지지율 상승세와 관련해선 “남들은 과거를 이야기할 때 저는 미래를 이야기하기 때문 아닌가 싶다. 도덕적 문제와 가족 문제에도 가장 결격 사유가 없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1월 말부터 2월 초순까지 설날 주변으로는 3강 트로이카 체제를 만들겠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아울러 안 후보는 6일 중앙선대위 회의에 참석해 “최근 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응원 열기가 높아지는 것을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고 있다. 한편으론 두렵기도 하고, 높아지는 지지율보다 몇 배나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다윗이 골리앗을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이 필요하다. 국민 여러분의 저력으로 한국 정치를 송두리째 뒤집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안 후보가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처럼 야권 후보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17년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완주를 하더라도 야권 표가 분산돼 당선을 기대하지 어려운 상황이 될 경우 안 후보가 설 연휴 이후 정권교체라는 명분을 내걸고 정치적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국민들 사이에서 단일화가 대선 승리를 위한 필승 카드로 인식될 경우 단일화 압박도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 후보가 지지율 반등을 이뤄내지 못할 경우 안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가 불가피할 것이란 얘기다.
결국 야권 후보 단일화는 윤 후보의 지지율 추이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후보가 정면 돌파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지지율을 다시 끌어올린다면 단일화 이슈는 다시 수면 아래로 사그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그는 지난 5일 그동안 비판이 제기됐던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산하고, 실무형 선거대책본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당 내홍과 지지율 하락세로 수세에 몰린 윤 후보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결별하고 정치적 ‘홀로서기’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그는 이날 안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단일화 얘기는 선거 캠페인을 서로 벌이는 입장에서 정치도의상 맞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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