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표를 다룰 줄 모른다. 강자가 참아야 한다. 누구 하나라도 참아야 이 문제가 해결된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사진)은 6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 대표가 윤석열 대선 후보, 당내 의원들과 정면충돌한 사태에 대해 “(이 대표를) 살살 달래서 선거운동을 열심히 하도록 유도하는 게 현명한 거지, 압박만 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이 진단한 대로 ‘강자’ 윤 후보는 이날 오후 8시경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의원총회장을 전격 방문해 이 대표와의 갈등을 봉합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도 “5000만 명이 넘는 국민을 끌고 가는 대통령을 할 사람이면 웬만한 사람을 다 포용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내가 이 대표에게도 ‘버스 한 대를 대절해서 정책 플래카드를 앞에 달고 전국 순회를 해보라. 대선 실패하면 이 대표의 정치생명도 끝’이라고 말해줬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의 결별 결심 이유와 관련해 “내가 이 대표를 감싸고 있어서 (윤 후보가 나와) 일하기 힘들다고 생각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 후보가 이날 이 대표와 ‘원팀’을 선언한 데 이어 김 전 위원장도 직접 찾아뵙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양측 간 틀어진 관계가 전격 회복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와의 갈등과 관련해 ‘이른바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의 이간질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당연하다. 윤핵관에겐 내가 눈엣가시 같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윤핵관 문제의 본질에 대해선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모든 걸 자기네 공으로 세워서 윤 후보를 장악하겠다는 것”이라며 “다른 사람이 (후보에게) 접근하는 것 자체가 싫은 거다”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아쉬움도 드러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가) 고집이 있어서 자기가 만들어 놓은 걸 바꾸자고 하면 싫어한다”고 말했다. 또 “정치인이 측근에게 너무 의존하면 성공을 못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선거에 임하면서 귀담아들을 만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김 전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를 극단적으로 비판한다고 표가 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국민 수준이 높아져서 윤 후보의 강점인 공정과 정의를 어떻게 실현할지 구체적으로 얘기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무엇에 관심을 갖는지 (살펴서) 극약처방이라도 해야 한다”며 “별의 순간을 잡으려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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