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극한 갈등을 봉합한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비공개 회의석상에서 얼굴을 붉히며 날카롭게 대립했다. 윤 후보가 관계 개선을 위해 이 대표가 제안한 지하철역 인사에 나서며 유화적 제스처를 내비쳤지만 이 역시 무위로 돌아갔다.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윤 후보가 이날 오전 9시 최고위에서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으로 지목돼 일선에서 퇴진한 권성동, 윤한홍 의원 대신에 권영세, 이철규 의원을 사무총장과 전략기획부총장에 각각 임명하려 하자 이 대표가 안건 상정을 막고 나섰다. 이 의원은 윤 후보 경선 캠프에서 조직부총장을 맡은 당내 대표적 친윤(친윤석열) 인사다.
회의 전에 독대까지 했지만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한 양측은 급기야 비공개 회의에서 격한 언쟁을 벌였다. 이 대표는 이 의원을 가리켜 “당 대표를 모욕하고 욕지거리를 해대고 휴대전화 포렌식까지 하자고 한 사람”이라며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의원이 전략부총장으로 올라왔는지 모르고 있었다”고 하자, 윤 후보가 “독대 때 말하지 않았느냐”는 취지로 설명했다. 윤 후보가 이 대표에게 지난해 12월 3일 ‘울산 합의’를 거론하며 “나에게 당무우선권이 있는데, 왜 요청을 안 들어주느냐. 이렇게 해석을 하면 ‘울산 합의’는 깨진 거라고 봐야죠” “당무우선권에 대한 해석에 따라 처리해 달라”고 강조했다. 인선안은 전날 공문으로도 이 대표 측에 발송됐다고 한다.
권 의원은 “자신을 비판했다고 임명을 거부하는 건 대의명분이 약하지 않느냐”고 이 대표에게 따져 물었고, 이 대표는 “가르치려 들지 말라”는 취지로 맞섰다. 이 대표는 또 “제 도장이 찍힌 임명장이 나가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결국 윤 후보는 “의견을 개진할 기회를 드렸으니 이제 그냥 임명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며 “그것이 (당무우선권을 가진 후보의 대표에 대한) 협의 절차”라고 했다. 이후 윤 후보는 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당사로 돌아와 당초 방침대로 임명을 단행했다.
앞서 윤 후보는 오전 8시경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5번 출구에서 50분가량 허리를 90도로 숙이는 ‘폴더 인사’를 했다. 윤 후보가 이 대표의 제안인 ‘연습문제’를 풀어 관계 개선을 시도한 것. 이 대표는 윤 후보 측이 공개한 일정에 지하철 인사가 빠져 있자 “제안이 거부됐다”며 선거 지원 중단을 선언했던 상황. 하지만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가 상의 없이, 요구와 다른 방식으로 지하철 인사를 했다. 관심이 없다”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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