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충돌 직전까지 내달렸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6일 극적으로 손을 맞잡은 데에는 김기현 원내대표의 거듭된 물밑 중재 역할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울산 회동’의 무대를 마련했던 김 원내대표는 6일 윤 후보와 이 대표를 번갈아 설득하며 파국을 막았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애초 윤 후보는 6일 오후 7시에 국회 의원총회장으로 오기로 했다가 당내 ‘반(反)이준석’ 강경 기류에 밀려 다시 방문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었다”며 “(의총장 대신) 평택 소방관 빈소로 향하려던 윤 후보를 돌려세운 건 김 원내대표의 집요한 설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 원내대표는 6일 수차례 윤 후보에게 전화해 “의원들이 하루 종일 토론을 벌이고 있는데 꼭 오셔서 갈등을 매듭지어야 한다”며 윤 후보를 설득했다. 동시에 김 원내대표는 이 대표를 찾아가 “윤 후보의 인식을 바꾸려면 이 대표도 바뀌어야 한다”며 공개 의총이 아니면 참석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이 대표를 압박했다.
양측을 상대로 한 물밑 설득과 별개로 의총장의 기류 역시 김 원내대표의 전략적 의중이 상당히 반영됐다는 평가다. 그간 이 대표에게 호의적이었던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는 6일 의총에서 돌연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추 수석은 “개인 의견”이라고 했지만 사실상 김 원내대표의 뜻이 담긴 움직임이었다. 한 재선 의원은 “의총에서 이 대표 퇴진론이 공개 분출되면서 윤 후보가 굳이 이 대표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없어졌고, 이 대표도 들끓는 여론을 수습하기 위해 의총장을 찾으면서 두 사람이 극적으로 만나 갈등을 봉합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된 것”이라고 했다.
권영세 선대본부장 역시 김 원내대표가 윤 후보에게 직접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본부장은 윤 후보와 이 대표가 모두 신뢰하는 당내 인사라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양측의 의견 조율을 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본 것이다. 이 대표 역시 이날 MBC 라디오에서 “권 본부장에게 무한한 기대를 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당내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모양새는 아니다. 박수영 의원이 이날 CBS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잘했다고 옹호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하자 이 대표도 “적당히 하시라”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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