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9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를) 도와주더라도 뒤에서 도와주는 형식이 맞지 앞장서서 총대 메는 바보짓을 이제 안 하려고 한다”며 선거대책본부 합류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이르면 이번주 윤 후보와 홍 의원의 공식회동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홍 의원이 “적극적으로 후보를 도와야 한다”는 주장에 선을 그은 것이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이 만든 온라인 커뮤니티 ‘청년의꿈’에 ‘이 당의 특징’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제가 27년 간 몸담은 이 당은 일이 잘되면 몇몇 내시들이 공을 독차지 하고 일이 잘못되면 한 사람에게 독박을 씌우고 내시들은 숨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서기 싫었던 탄핵 대선 때 (후보로) 나갔다가 당을 살려 놓으니 당시 상황도 무시하고 안철수와 단일화 안 해서 졌다고 덤터기 씌우는 사람들이 이 당과 한국 보수층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뒤에서 제 할 일은 할 것”이라고 했다.
2017년 대선 때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후보로 나선 홍 의원은 득표율 24.03%를 얻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41.08%)에 패했다. 당시 3위를 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득표율이 21.41%다. 일각에서는 단일화를 통해 홍 의원과 안 후보에 대한 표심을 합쳤으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홍 의원은 전날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후보의 (지지율) 추락 원인은 역량 부족과 가족 비리로 인한 ‘공정과 상식’의 상실 때문”이라며 “추락 원인을 해소하는 데 주력해야지 뜬금없이 ‘원팀’ 운운하는 것은 천부당만부당한 소리”라고 꼬집었다.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 원인은 ‘원팀’ 여부가 아니라 윤 후보 본인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다만 홍 의원의 선대본 합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홍 의원은 현재 당 대구 지역 선거대책위원회 고문으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홍 의원 측 관계자는 “현재는 형식적으로만 ‘원팀’이 구성된 상태지만 홍 의원이 (윤 후보 측의) 일정한 여건이 갖춰진다면 적극적으로 윤 후보 지지에 나서 실질적인 원팀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앞서 선대본부 직능본부장에 홍 의원의 경선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조경태 의원을 임명하며 홍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윤 후보가 지지율 하락을 극복하기 위해선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2030의 표심을 얻었던 홍 의원의 합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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