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고사 점수가 나왔으면 오답정리를 하고 기본서 회독을 늘려야지 대성꺼다 한양꺼다 자체제작이다 탓하지 말자. 기본에 충실하게 대응해야지 제발 비법특강 초단기완성 비법암기노트 이런 거 찾아 헤매지 말자”
대선까지 두 달도 안 남겨 놓은 시점, 혼란스러운 모습에 답답함을 표현한 것 같지만 한 편으로는 내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훤히 알 수 있는 내용 같기도 하다.
다시 시작된 선대위와 당대표의 갈등으로 선대위원장들이 사퇴하며 혼란에 빠진 윤석열 캠프를 보고 있으면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이 겹쳐져 떠오른다. 당시 각종 여론 조사에서 우세했던 새누리당은 항간에서 “막대기만 꽂아놔도 당선된다”는 이야기가 있었을 정도로 국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었다. 개헌선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어느 여론 조사도 있었다. 그럴 정도로 새누리당의 낙승은 당연시됐던 분위기였다. 하지만 투표를 하기도 전에 승리감에 도취한 새누리당은 총선이후 당내 주도권을 잡기위한 내부 권력 투쟁이 노골적으로 진행됐다. 박근혜 대통령을 저격한 원내대표 유승민 의원이 공개적인 표적이 됐고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노골적으로 특정계파의 인물을 배제했다. 공관위는 유승민 의원이 스스로 포기하도록 공천을 거듭 미뤘고 급기야 김무성 당시 대표가 결재를 포기하고 지역구로 내려갔다. 이게 바로 그 유명한 ‘옥새 파동’이다.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은 정당은 당연히 선거에서도 선택을 받지 못했다. 낙승이 예상됐던 새누리당은 민주당에게 도리어 많은 의석을 내줬다. 당시 민주당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끌었다. 20대 총선에서 주도권을 빼긴 새누리당은 21대까지 민주당에 180석을 내주며 참패를 겪었다.
다시 선거의 계절이 돌아왔다. 당 대표를 포함해 당내 역량을 집중하며 일찍이 후보 중심으로 뭉치는 민주당의 모습과 상반되게 국민의힘은 당대표, 선대위원장 등 각종 자리를 놓고 갈등하는 모습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선거의 승리가 가시권을 들어오자 숨어 있던 ;밥그릇 싸움;의 본능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일까?
선대위 개편의 강수를 두며 간신히 갈등을 다시 봉합한 윤석열 캠프와 국민의힘은 시내 곳곳에 ‘깊이 반성합니다’, ‘다시 시작하겠습니다’라는 펼침막을 내걸었다. 당대표실에는 ‘정신차리자 한번에 훅간다’라는 반성의 문구도 보인다. 한 방에 훅 가버린 2016년 20대 총선처럼 진심으로 반성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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