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께서 표 몰아줄 것”…복잡해지는 야권 단일화 방정식 [고성호 기자의 다이내믹 여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13일 10시 58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2022년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2022년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확장성이 더 큰 후보에게,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국민께서 표를 몰아주실 것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12일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안 후보는 이처럼 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는 대선 정국의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안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한 가운데 정권교체 여론도 높은 만큼 야권 후보 단일화 압박은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 맞서기 위해 두 후보가 어떤 단일화 방법을 선택할 것인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을 통해 단일화를 추진하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국민의힘 윤 후보는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력을 얻을 수 있고, 국민의당 안 후보도 제1야당에서 안정적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치적 기반을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안 후보가 합당을 결정할 경우 중도층 일부가 지지를 철회할 우려가 있고, 대선이 2개 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당 당원들을 설득하기에도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앞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지난해 4월 재‧보궐선거 이후 협상을 진행했지만 당명 변경 등을 놓고 난항을 겪다 합당이 결렬된 경험이 있다.

아울러 전체 지지율에선 윤 후보가 안 후보를 앞서고 있지만 후보 단일화 적합도 경우에는 일부에서 다른 양상도 나타나면서 안 후보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안 후보도 설 연휴를 전후해 이 후보와 윤 후보와 함께 ‘3강 트로이카 체제’를 만들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어 당분간 최대한 몸집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윤 후보도 일단 단일화에 거리를 두고 있고, 대선 정국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먼저 지지율을 높이는 자구적인 노력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행정학회 등이 공동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행정학회 등이 공동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와 관련해 야권 안팎에선 합당을 하지 않는 대신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국민참여경선 방식으로 단일화가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에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 후보는 서울 시민을 대상으로 야권 후보 적합도와 경쟁력을 조사해 합산하는 방법을 통해 단일화를 이뤄냈다.

단일화 시기는 후보자 등록일인 다음달 13~14일 이전에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단일화 방식을 놓고 논의가 지연될 경우 후보 단일화는 막판까지 늦춰질 수 있다.

또한 ‘공동정부’ 구상도 본격적으로 논의될 수 있다. 단일화 경쟁에서 패해한 후보가 승자를 적극적으로 돕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차기 정부의 지분을 보장하는 방안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일화 논의가 늦어질 경우 유권자들 사이에서 단일화 자체가 권력 ‘나눠먹기’라는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면서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